이양구 대표가 이끄는 동성제약이 올해도 적자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이양구 대표가 이끄는 동성제약이 올해도 적자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견 제약사 동성제약이 올해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좀처럼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이양구 대표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 안정 못 찾는 수익성… 실적 부진의 긴 터널

1957년 설립돼 올해 창립 65주년을 맞은 동성제약은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중견 제약사다. 현재는 창업주 고(故) 이선규 명예회장의 삼남인 이양구 대표가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동성제약은 최근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연간 매출액 규모는 최근 10여년 간 900억원을 넘긴 2018년을 제외하고 줄곧 700억원~8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동성제약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2018년 18억원 △2019년 75억원 △2020년 36억원 △2021년 47억원을 기록했다.

기간을 더 넓혀봐도 신통치 않다. 동성제약은 2010년대 들어 △2010년 -26억 △2011년 35억원 △2012년 40억원 △2013년 -19억원 △2014년 -18억원 △2015년 11억원 △2016년 -22억원 △2017년 9억원의 영업손익을 기록해왔다. 10년 넘게 수익성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기순손익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2010년 -78억원 △2011년 17억원 △2012년 31억원 △2013년 -19억원 △2014년 -109억원 △2015년 4억원 △2016년 -16억원 △2017년 –1억원 △2018년 -57억원 △2019년 -83억원 △2020년 140억원 △2021년 –38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해가 많았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올해 상반기 452억원의 매출액과 39억원의 영업손실, 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143%, 250.9% 폭증한 실적이다.

이처럼 매출이 정체되고 수익성은 안정을 찾지 못하는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동성제약은 재무적으로도 큰 부담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결손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동성제약은 지난해 초 자본잉여금을 끌어다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지난해 또 다시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익잉여금이 재차 결손에 빠졌다. 자본총계 역시 2019년말 700억원이었던 것이 2020년말 549억원, 2021년말 464억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는 435억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동성제약은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간 공을 들여온 광역학치료 연구개발 및 신약개발, 염모제 수출 확대, 일반의약품 B2B 온라인몰 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좀처럼 가시적 성과가 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동성제약은 2018년 주가조작 및 리베이트 의혹에 휩싸이고, 2020년엔 코로나19 국면 속에 채용갑질 논란을 일으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동성제약은 이양구 회장의 자녀들이 2018년~2019년을 기해 처음으로 동성제약 주식을 취득한 이후 조금씩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6월에도 이양구 회장의 장남이 주식을 장내매수한 바 있다. 아직 본격적인 단계로 보긴 어렵지만, 3세 승계라는 중요한 현안이 점차 가까워오고 있는 셈이다. 이는 동성제약의 실적 개선이 더욱 시급한 과제인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간에 걸친 실적 부진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동성제약이 언제쯤 적자행진을 끊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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