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KNN 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이유진 프로듀서‧알랭 기로디 감독‧세르주 투비아나 심사위원장‧카밀라 안디니 감독‧배우 카세 료. /이영실 기자
지난 6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KNN 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이유진 프로듀서‧알랭 기로디 감독‧세르주 투비아나 심사위원장‧카밀라 안디니 감독‧배우 카세 료.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올해의 뉴 커런츠 수상자는 누가 될까.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 총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선입견 없이 영화 그 자체를 즐길 것”이라며 심사 기준을 밝혔다. 

지난 6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KNN 시어터에서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모더레이터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유니프랑스 회장인 세르주 투비아나 심사위원장, 알랭 기로디 감독‧카밀라 안디니 감독‧배우 카세 료‧이유진 프로듀서가 참석해 취재진과 만났다. 

뉴 커런츠 부문은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들을 소개하는 부산국제영화제 대표 섹션이다. 1996년 제1회부터 시작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여 온 뉴 커런츠는 매년 과감한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을 소개하며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올해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는 유니프랑스 회장인 세르주 투비아나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감독과 제작자, 배우 등 다양한 분야 영화인 총 5인이 구성돼, 아시아 신인 감독 발굴에 앞장선다. 뉴 커런츠에 선정된 작품은 △뉴 커런츠상 △피프레시상 △NETPAC상 △KB 뉴 커런츠 관객상 등의 후보에 오르며,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두 편의 작품에 각각 3만 달러 상금을 수여한다.

뉴 커런츠 선정작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괴인‧그 겨울‧아줌마‧노 엔드‧다시 찾은 블루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뉴 커런츠 선정작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괴인‧그 겨울‧아줌마‧노 엔드‧다시 찾은 블루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이날 세르주 투비아나 심사위원장은 “다른 심사위원들과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일종의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영화를 보고 나서 공통된 언어를 찾는 것이다. 하나의 장면을 보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 영화를 본 후 표현하고자 하는 각각의 언어 속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관점과 생각을 흔들고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영화가 보여주는 진실성, 우리에게 전달하는 감정이 기존에 가진 생각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는지 유심히 볼 거다. 내가 느낀 모든 감정을 다른 이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과 감정을 두는 영화를 선정하겠다”고 심사 기준을 설명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2017), ‘나나’(2022) 등의 작품을 연출한 인도네시아 여성감독 카밀라 안디니 감독은 “아시아영화만의 특별한 질감을 찾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시아 영화감독들은 본연의 이야기가 있고 언어가 있다”며 “각자만의 질감이 있다. 다른 곳에서 찾지 못하는 아시아만의 특색, 영화만의 특색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그것을 찾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영화를 즐길 거라는 거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 감독들의 페르소나로 손꼽히는 배우 카세 료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영화제라는 장은 경쟁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심사를 통해 평소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영화들도 많이 보게 될 것 같다. 그 작품을 접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그 가능성을 서포트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의 값진 발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멘토 모리: 어스‧그 여자 쉬밤마‧지옥만세‧천일야화‧침묵의 장소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올해의 값진 발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멘토 모리: 어스‧침묵의 장소‧천야일야‧지옥만세‧그 여자 쉬밤마.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호수의 이방인’(2013)으로 제66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감독상, 퀴어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알랭 기로디 감독은 “색다른, 새로운 시선과 비전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김기덕, 박찬욱 감독 등 훌륭한 작품을 접해왔다”며 한국영화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영화를 보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놀랐다”며 “미학적, 서사적 측면이 굉장히 미스터리하고 수수께끼 같은 느낌이다. 이번에도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전우치’(2008), ‘검은 사제들’(2015), ‘브로커’(2022) 등 한국 영화 제작에 힘쓰며 제8회 여성영화인축제 여성영화인상을 수상, 제작자로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영화사집의 이유진 대표도 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유진 대표는 “선입견 없이 영화를 즐기려고 한다”며 “언어가 다르고 세대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지만, 그런 차이를 떠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계기로 더 많은 관객들이 아시아영화를 즐기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 뉴 커런츠 선정작은 △괴인(감독 이정홍, 한국) △그 겨울(감독 아미르 바쉬르, 인도‧프랑스‧카타르) △그 여자 쉬밤마(감독 자이샨카르 아리아르, 인도) △노 엔드(감독 나데르 사에이바르, 독일‧이란‧터키) △다시 찾은 블루(감독 티파니 루스완, 태국) △메멘토 모리: 어스(감독 마르쿠스 부 마인 끄엉, 베트남) △아줌마(감독 허슈밍, 싱가포르‧한국) △지옥만세(감독 임오정, 한국) △천야일야(감독 구보타 나오, 일본) △침묵의 장소(감독 샘 쿠아, 말레이시아‧대만) 등 총 10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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