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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인터뷰②] “우리는 ‘정상’을 요구하고 있다”
2014. 01. 28 by 권정두 기자 swgwon14@hanmail.net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3년 이마트 노조는 뜨거웠다. 회사의 끈질긴 방해 공작 속에서 온갖 고초를 다 겪었지만, 노조탄압 문서가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순식간에 ‘핫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1편에서 드러났듯 이마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노조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방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외부에서 아무리 이슈가 되더라도 문제 해결은 이마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시사위크>의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인터뷰, 2편에서는 노조와 그의 속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
- 이마트의 노조탄압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 굉장히 큰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지난 1년여를 평가해본다면.

“비록 노조가 사측과 어떤 협의를 통해 결과물을 얻진 못했다. 하지만 회사가 노조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취업규칙이 바뀌었고, 권고사직도 사라졌다. 대규모 정규직 전환 때문에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었지만, 오히려 늘기도 했다. 물론 아직까진 나중에 노조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외부적으로는 거둔 나름의 성과에 비해 정작 이마트 내부 구성원들의 결집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일정 부분 인정한다. 노조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단결이고, 조합원의 확대다. 조합원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회사 측의 노조탄압 행위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많이 가입하고 계신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마트 노조는 부당노동행위 당사자들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직원들을 감시하고,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방해한 이들은 여전히 당당하게 이마트를 다니고 있다.
-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제조업의 경우엔 보통 한 사업장에서 일을 한다. 하지만 마트업계 특성상 우리는 전국 150개 매장에 흩어져있다. 그렇다보니 힘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

회사 측의 여전한 노조탄압도 문제다. 이마트 직원들은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에 길들여져 왔다. 그것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에도 여전히 노조활동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부당노동행위 당사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들에게 징계를 내려야 직원들이 노조활동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노조 인정의 출발이이라고 생각한다.”

- 이마트가 외부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듯이 내부에서도 계기만 있다면 봇물 터지듯 노조가 확대될 수도 있을 텐데.

“맞다. 실제로 홍보 활동을 할 때 보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계시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아마 회사 측은 엄청 무서울 거다. 노조활동 홍보문자를 보낼 때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 두려워하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회사라고.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을 와해시키려하는 것이라고.

홈플러스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2만명이 넘는 홈플러스에서 1,500 조합원이 ‘쩜오계약제’를 폐지시켰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 홈플러스 얘기가 나왔으니 묻고 싶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 큰 이슈로 떠올랐다. 전반기는 이마트, 후반기는 홈플러스였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홈플러스는 총파업 직전까지 가서 극적으로 교섭이 타결됐다. 말씀하셨듯이 ‘쩜오계약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마트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둔 셈인데,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마트의 노조탄압이 이슈가 됐을 때, 정작 이마트 내에서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홈플러스는 타 업체다보니 이마트 사태를 보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었고,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오랜 기간 준비해온 분들의 역량이 더해지면서 말 그대로 불 같이 타올랐다. 그렇게 조합원이 1,000명을 넘고, 지부가 생기면서 결집이 잘 될 수 있었다고 본다.”

- 어쩌면 홈플러스는 이마트 노조가 참 미울 수도 있겠다. 이제 개인적인 얘기도 조금 듣고 싶다. 노조 설립 이전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 가장 힘들었을 때, 포기하고 싶었을 때가 언제였나. 또 힘이 된 일은 무엇인가.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다만,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부당하다는 걸 알면서도 문제 해결의 의지를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이 아쉬웠다. 당사자들이 나서면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다른 사람이 해결해주길 바라며 기다리는 경우가 있더라.

힘이 되는 건 많은 분들이 문자나 전화 등으로 지지와 응원을 보내줄 때다. 홍보 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분들이 응원을 해주실 때도 너무나 감사하고 큰 힘이 된다.”

- 가족들도 많이 응원을 해주는지. 자녀들이 TV나 신문, 인터넷에서 아버지를 보기도 할 텐데, 반응은 어떤가.

“정말 많은 힘이 돼 준다. 아마 노조활동을 하면서 가족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해고가 됐을 때도 가족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자녀는 딸과 아들이 있다. 최근에 알게 됐는데, ‘아버지가 바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더라.(웃음) 당연히 부모가 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이나 목표가 있는지.

“우선 2월내에 단협을 체결하길 바란다. 그 이후엔 안정적인 노조활동을 위해 50개 지부 정도를 설립하고, 조직체계를 꾸리고 싶다.”

- 평생의 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걸 말하면 사람들이 욕을 할 것 같은데.(웃음)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 지금도 겪고 있는 일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내 자식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자식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내가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시계바늘을 단 1초, 단 0.1mm라도 옮길 힘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이마트의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가 정당한 요구를 하기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노조다. 이마트에는, 당신들 옆에는 그런 역할을 하는 노조가 생겼다. 노조를 통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기만 한다면 결국 스스로 포기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2~3년 다니다 관둘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10년, 20년을 다니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앞에서 거리 선전활동을 하고 있는 전수찬 위원장(가운데 검은 옷)의 모습.
우리는 단 한 번도 비상식적인 것을 요구한 적이 없다. 정상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얻어내면 그만큼 살맛나고 직장 다닐 맛나게 살 수 있다.

우리가 정상적인 것을 요구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얻어 낼 수 있도록 노조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고, 조합원 가입을 통해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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