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 재보선 승리를 위한 여야 지도부의 지원유세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7.30재보선에서 김포는 유권자 입장에서 가장 마음이 복잡한 지역이다. 김포시의 인구는 2008년 22만에서 올해 6월에는 32만을 돌파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가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김포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고 있다.

성장에는 성장통이 따라오는 것처럼 김포의 내부 지형과 현안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고촌지역에서부터 김포시청까지의 구도심은 공장지역과 주거지역이 혼재하는 등 도시환경 계획이 필요한 전형적인 옛 도시의 문제가 있다. 구도심에서 안쪽에 위치한 신도심은 급격히 증가한 인구로 인해 교통난과 교육인프라 부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일부 학교는 밀려드는 학생을 감당하지 못해 과밀학급 운영을 하고 있다. 서울지역으로 통하는 길목은 항상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도심 밖의 농촌지역은 인구의 90%가 벼농사를 짓고 있어 쌀 시장 개방문제에 민감하다. 북쪽의 하성면과 월곳면은 한강을 경계로 북한과도 인접해 있어 안보문제도 중요한 이슈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의 마음도 복잡하다. 과거 김포지역은 벼농사를 짓던 평야지대로 조선시대부터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관계를 맺어온 토착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농사를 지으며 지역을 지켜온 토착민들은 지역안정과 안보문제에 민감해 여권지지 정서가 깊다. 김두관 선거 캠프의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남처럼 느껴질 정도로 토착민들의 여권지지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향으로 김포는 과거부터 여당의 오랜 텃밭으로 여겨졌고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 지역에서 3번 내리 당선됐다.

그러나 한강신도시 개발로 조성된 신도심을 중심으로 새롭게 이주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23만이던 유권자의 수가 불과 두 달만에 2만이 증가해 25만을 넘어설 정도로 속도도 빠르다. 새로 유입된 무연고 이주민들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비중이 높아 서울 도시민의 정서와 가깝고 교통문제와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다. 이주민과 지역민의 비율은 7:3으로 이주민의 비율이 높아 토착민들의 여권지지 성향을 일부분 희석시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유영록 시장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김포 유권자들의 마음은 심난하다. 시급하고 다양한 지역현안을 제대로 알고 해결해 줄 힘 있는 후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홍철호 후보는 '지역일꾼'을 강조하며 김포시민에 가깝게 다가섰다.

◇ 지역현안을 잘 아는 사람이 적임자 

새누리당은 지역현안에 정통하고 토착세력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일꾼인 홍철호 후보를 선택했다. 김포상공회의소 부의장 등을 지내며 김포의 ‘지역일꾼’을 강조했고 부족한 인지도는 치킨사업을 성공시킨 CEO이미지로 커버했다. 또 초반부터 토박이 VS 철새정치인의 대결구도를 만들며 이슈 선점에 성공한 것도 민심을 얻는데 호재로 작용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관계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김포지역에서 3선을 지낸 유 시장은 의원시절 LH공사의 1조2,000억 상당의 한강신도시 개발이익금 축소사실을 밝혀내고 이익금을 김포의 도시철도(경전철) 사업으로 사용하도록 이끌었다. 또 지상에 설치되는 도시철도가 도심구간을 지날 때는 지하로 다닐 수 있도록 조치한 점도 김포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홍 후보는 지난 인천시장선거에 유 시장의 당선에 한몫 거들면서 김포에 남아있는 유정복 시장의 지역조직도 흡수해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포에서 20년을 살았다는 택시기사 송 모(65)씨는 “아무래도 지역사람이 김포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낫다”며 “멀리서 온 사람이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 같은 민심을 표현했다.

새누리당은 현재까지 김포지역 판세에 대해서 상대보다 민심을 더 얻었다고 판단하고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현재 상황을 유리하다고 판단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캠프 관계자는 “선거라는게 워낙 변수가 많아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딱히 부인하지 않았다.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철호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는 큰 인물을 강조하며 김포 시민의 마음에 선 굵게 다가섰다.

◇ 중앙정치에서의 힘과 경륜을 강조한 김두관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측은 여권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에 늦게 마련된 선거캠프와 이슈선점에 실패, 새정치연합의 공천파동까지 겹쳐 어렵게 선거를 시작했다. 캠프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남같은데 토착정서는 경남보다 더 강하다”며 민심을 얻는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토착세력이 대대로 이어진 농촌지역에다 접경지역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공략이 어렵다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김두관 후보 캠프는 이장부터 시작해 경남도지사까지 한 입지전적인 이력을 앞세워 농민들의 마음을 잡고 도시민들에게는 김포지역의 각종 현안을 중앙정치에서 해결할 수 있는 ‘큰 인물론’으로 접근했다.

큰 인물론을 강조함과 동시에 김포의 전 의원인 유정복 시장에 대한 공략도 진행했다. ‘김포의 잃어버린 10년’으로 슬로건을 다시 잡은 김두관 캠프는 김포의 현안들을 끝내지 못하고 인천으로 떠난 유 시장을 강조하며 반전을 노렸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유정복 심판선거’로 규정하며 “유 시장이 못한 일을 다 끝낼 경륜있는 큰 인물론”을 강조했다. 유 시장이 도시철도를 지하화 하는 등 ‘힘 있는 후보’의 맛을 아는 김포 시민들의 표심을 연다는 방침이다.

김두관 후보는 “쉽게 이길 수 없는 지역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왔고 8전 3승 5패의 선거전적이 말해주는 만큼 패배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하지만 김포시민들이 큰 현안 해결에 대해 상대후보보다 제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셨는지 마음을 열리고 있다. 처음에는 악수도 거부하시더니 이제는 따듯한 격려와 함께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한강신도시 장지동에서 공인중개사를 하는 김 모(48)씨도 “교통문제나 학교인프라 문제같은 현안이 굵직굵직한 사건은 경륜있는 김두관 후보가 나을 것 같다”라고 말해 민심의 상반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현재의 판세에 대해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측은 “초반에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차이가 좁혀져 이제는 박빙”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측이 이미 여권지지층을 결집한 반면, 김 후보측은 야권지지층이 계속 결집되고 있어 선거 막판에서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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