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그의 지역구이자 고향인 충남 부여와 청양의 군민들은 한껏 들떠있다. 무난한 인사청문회 통과를 전망하고 있기 때문. 나아가 군민들은 이 후보자의 대권행을 점치기도 했다.
[시사위크|충남 부여·청양=소미연 기자] "우리도 깜짝 놀랐다. X선 촬영필름을 몇 십 년 동안 가지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나. 이미 오래전부터 큰 꿈을 가지고 왔다는 증거다. 준비된 만큼 총리직도 잘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여군민들에 대한 반응은 한결같았다. 27일 부여시장 앞에서 만난 50대의 한 여성은 "충청의 자랑"이라며 엄지손을 치켜들었고, 택시기사 김모(69) 씨는 "(이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더 힘 있게 (지역구를) 도와주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때문에 최근 부여군민들의 관심은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다.

◇ '충청의 자존심' 이완구의 총리 내정에 들뜬 부여·청양군민

부여군민들의 기대는 거리 곳곳에 걸린 현수막으로 충분히 나타났다. 지역 내 단체와 마을의 이름으로 이 후보자의 총리 내정 소식을 앞다퉈 축하했다. 부여군과 부여군의회도 축하 행렬에 동참했다. 누구 할 것 없이 이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이 후보자의 고향인 청양군은 한층 더 들뜬 분위기다. 이 후보자의 '내정' 소식을 사실상 '임명'으로 받아들였다. 이 후보자의 청양 연락사무소 소장을 맡고 있는 정연옥 군의원의 휴대전화는 이 후보자에게 축하인사를 부탁하는 전화로 불이 날 지경이었다. 정 의원은 이날 청양군청에서 기자와 만나 "개인적인 원수가 있지 않는 한 굳이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면서 "청양 출신의 세 번째 총리 탄생을 기다리는 군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역대 청양 출신 총리는 1960년대 내각수반을 지낸 송요찬 장군과 이해찬 전 총리가 있다.

실제 이 후보자에 대한 부여·청양군민들의 지지는 '절대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후보자가 지난 2013년 4월 재보선에 출마하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당시 이 후보자는 77.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앞서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80% 가까이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물론 이 같은 득표율의 배경엔 이 후보자가 '고향 사람', '지역 일꾼'이라는 데 한몫했다.

청양군 비봉면 양사리마을에서 태어난 이 후보자는 제15회 행시 합격 이후 홍성군청 사무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치안 분야로 자리를 옮겨 홍성경찰서장, 충청북도·남도 지방경찰청장까지 고루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정계에 입문한 15대 총선 당시에도 지역 정가에선 이 후보자를 화제의 인물로 꼽았다.

▲ 충남 부여에 위치한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지역구 사무실 건물. 앞서 이 건물 2층에 김종필 전 총재가 사무실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사진=소미연 기자
이 후보자의 정계 입문을 도왔던 한 지역 인사는 "김종필 전 총재가 자민련을 창당하고, 그 위세가 대단할 때다. 자민련 후보가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고 할 만큼 충청 민심이 한쪽으로 쏠렸는데, 정치 신인 이완구가 김영삼 정권의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자민련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조부영 전 의원을 꺾었다.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신한국당 후보다"고 설명했다.

15대에 이어 16대 재선에 성공한 이 후보자는 2006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부여와 청양군민의 변함없는 신뢰가 형성된 결정적 계기도 바로 충남도지사 시절에 벌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초 약속과 달리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한 이 후보자는 2009년 12월 도지사직을 던졌다. 중도 사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수도 있지만, 도리어 지역 민심은 "이완구가 충청의 자존심을 지켰다"며 박수쳤다.

이 같은 이 후보자의 뚝심은 정계 복귀의 발판이 됐다. 특히 여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세월호 특별법 합의와 새해 예산안 연내 처리 등에서 보여준 그의 리더십은 지역에서도 평가가 좋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후보자의 대권행을 점치기도 한다. 현재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독주를 달리고 있지만, 이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될 경우 기존의 판도를 흔들 것이란 전망이 높다.

◇ 이완구 측 "대권행은 시기상조, 청문회 통과가 먼저"

부여읍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남성은 "지난 연말에 국회 폭력사태가 없지 않았나. (이 후보자가) 잘한 일이다. 총리직도 잘 수행하고 나면 대통령도 노려볼 만하다. 이 후보자는 꿈이 큰 사람이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2013년 4월 재보선에 출마하면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나온 게 아니다"고 말하며 정치적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기억하는 군민들이 상당수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의 부여 지역사무소에서 만난 한 측근은 '부담'을 나타내면서도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지금까지 충정권에서 대통령이 나온 적이 없지 않나. 그러다보니 충청권의 열망이 총리로 내정된 이 후보자에게 반영됐다"면서 "대권을 거론하기엔 시기상조다. 지금은 인사청문회 통과가 먼저다. 이후 이 후보자가 얼마나 총리직을 잘 수행하느냐가 관건이 되지 않겠나. 총리 수행에 대한 국민적 평가와 지지 여부에 달린 문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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