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W중외제약이 태블릿PC 앱을 이용해 영업사원들을 사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콜을 찍을 때마다 감시당하는 느낌이 든다” (전 중외제약 영업사원)

10대 제약기업 중 한 곳인 JW중외제약이 태블릿PC에 설치된 앱을 이용해 영업사원들을 사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영업사원들의 위치 30분 간격으로 파악

제보자(전 중외제약 직원)에 따르면 중외제약은 자사에서 나눠준 태블릿PC에 ‘SFE’라는 이름의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이를 통해 영업사원들의 위치를 수시로 파악하고 있다.

중외제약의 모든 영업사원들은 이 앱을 사용해 30분~1시간 간격으로 목적지를 표시하는 이른바 ‘콜’을 하도록 강요받는다. 콜을 하게 되면 GPS를 통해 현재 위치에 대해 정확한 주소가 찍혀 나와 어느 골목에 있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중외제약은 이를 통해 영업사원들의 일과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경우도 있어 직원들의 하소연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회사에서 제공한 태블릿PC를 통해 다른 앱을 이용하거나 검색을 하면 검색어까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 직원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제보자는 “사내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태블릿PC를 통해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과 더불어 사생활 감시에 대해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형성 돼 있다”고 말했다.

◇ “개인정보, 노동감시의 일환으로 사용 우려”

이에 대해 중외제약 측은 “위치파악은 영업사원 본인이 직접 입력할 시에만 가능하다”며 “회사에서 영업사원들의 위치를 임의로 추적하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태블릿PC에 대해서는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에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돼 있을 뿐 (인터넷 검색기록 등) 감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외제약 뿐 아니라 제약업계에서는 영업사원이 앱을 이용해 콜을 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다. 앱을 통해 영업사원들의 영업비가 산정 되고 주문, 계약 단가 등 영업 관리에도 이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약업계 영업사원들에는 행동의 제약과 함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한다는 중압감을 지울 수 없다. 콜이 필요악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진보네트워크의 신훈민 변호사는 “(영업사원이) 계약서상에 개인정보 제공 조항에 동의하면 콜(위치파악)이 법에 저촉되는 행위는 아니다”라면서도 “회사와 계약할 때 갑과 을의 관계로 계약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공한 개인정보가 노동감시의 일환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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