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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흥봉 전 복지부 장관 인터뷰] “증세·복지 모두 필요, 경제성장이 선결과제”
2015. 03. 05 by 우승준 기자 dntmdwns1114@hanmail.net

▲ 김대중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37대)을 지낸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이 자신이 생각하는 ‘증세 없는 복지’와 해결책에 대해 말하고 있는 모습.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최근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내세운 복지 공약이다.

박근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국민들은 증세 없는 복지 실현 가능성에 한창 기대감이 부풀었으나, 현재 그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모양을 달리 하고 있다.

국민들이 증세 없는 복지에 실망하는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세수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세금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담뱃값 인상을 시작으로 주민세, 자동차세가 인상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근로자의 연말정산액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해 세수를 확보하고자 했으나, 이는 국민들로부터 ‘13월의 세금폭탄’이라는 부담감과 원성만을 안겼다.

이로 인해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국민의 반발과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정치권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4일 김대중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37대)을 지낸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만나, 우리 사회의 커다란 쟁점으로 부각된 ‘증세 없는 복지’ 현 주소와 해결책에 대해 들어봤다. 이날 차흥봉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서울 공덕 인근에 위치한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실에서 진행됐다.

-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1950년대, 세워진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민간사회복지기관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전국민을 위해 민과 관의 가교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전달체계의 중심으로 보면 된다.

아울러 수직적으로 이어지는 전국 사회복지협의회 네트워크를 구성해, 다양한 민간자원을 발굴하고 있다.”

▲ 차흥봉 전 복지부 장관이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는 모습.
- 복지와 관련된 질문을 드리겠다. 최근 ‘증세 없는 복지’가 화두다. 이 문제의 시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증세 없는 복지’ 시발점에 앞서, 복지 선진국인 유럽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유럽은 전국민의 복지 증진과 행복 추구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복지’(이하 국가복지)를 1940년대에 시작했다.

이후 유럽은 약 30년간 국가복지를 시행하고 확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복지의 발달과 복지 대상자가 많아지다 보니 세수가 부족해졌다. 결국 이 당시 유럽은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세금을 걷었고, 이는 국가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국가예산에서 복지예산 비중이 높아졌고, 다른 곳에 쓰일 예산이 부족해 ‘경직화’ 현상을 낳았기 때문이다.

서양 복지국가 발달역사에서 나타난 복지와 재정 문제가 ‘증세 없는 복지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의 국가복지가 유럽의 70년대 수준으로 이해해도 괜찮은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복지는 1970년대를 시작으로 약 40년의 복지역사를 써가고 있다. 복지 선진국가들을 ‘정상’으로 가정할 때, 우리는 ‘칠부능선’에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복지 선진국이 진행하고 있는 복지 제도와 서비스를 대부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실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여러차례 우리의 건강보험을 모델로 제시했고, 동남아의 개발도상국 역시 우리의 건강보험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 바 있다.”

▲ 차흥봉 전 복지부 장관.
- 그렇다면 사회복지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증세 없는 복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답은 이렇다. ‘증세도 필요하고 복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복지’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복지 확대’가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까도 언급했다시피 우리나라의 국가복지는 아직 완성된 단계가 아니다. ‘7부능선’에 달한 상태다. 국가복지의 ‘정상’에 오르려면 국가재정은 필수요소다. 따라서 ‘증세’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 어떠한 방법으로 ‘증세’를 해야 하는가.

“증세와 복지는 제로섬 논리로 봐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경제’를 계속 성장시켜서 돈이 원활히 흐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시장판을 키워야 한다. 건강한 시장형성과 지속가능한 경제가 만들어진다면, 국민의 전체적인 소득이 확대될 것이고, 증세가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 역시 국가가 세금을 올리는 데에 있어서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 성장을 통한 시장의 확대, 이를 통한 세금의 확대, 또 이를 통한 복지의 확대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 순차적 흐름(경제성장 → 증세 → 복지)이 ‘증세 없는 복지’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성장’과 ‘사회복지’의 균형발전이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의 해결책이란 셈이며, 수레의 두 바퀴(경제와 복지)를 함께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수레만 돌린다면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나라 망할 수 있다’는 소리다.

현재와 같은 경제 성장 침체기가 지속될 경우 무작정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증세 없는 복지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 화제를 전환하겠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한림대학교 부총장(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사회복지계 다방면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가 수행하는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민들의 생활안정’이다. 쉽게 말해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국민 한 사람의 전 과정에 ‘사회복지’가 투입돼, 안정된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사회복지가 수행하는 가장 큰 역할이자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 장관 약력

△1942년 11월 10일생

△서울대학교 사회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 석사과정 수료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1983-2008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994-1997 한림대학교 부총장
△1999-1999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1999-2000 제37대 보건복지부장관

△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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