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스페셜뉴스
[리퍼트 피습 후폭풍②] ‘남남갈등’에 골병드는 대한민국
2015. 03. 09 by 우승준 기자 dntmdwns1114@hanmail.net

▲ (위부터)9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대화하는 모습. 지난 6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가 피곤한 표정을 하고 있는 모습.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북한이 원하는 것은 남남갈등인데, 우리 정치권이 거기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

9일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핫 이슈인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과 관련해 여야가 ‘종북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꼬집은 말이다.

이번 리퍼트 대사 피습에 대해 우리 정부는 ‘테러’ 행위로 간주하며 강력 규탄할 것을 누차 강조했다. 이로 인해 한․미 동맹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미국의 호의적인 반응을 샀다. 실제 지난 4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 “리퍼트 대사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인들에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 남남갈등, 당분간 지속될 듯

이는 우리 정부와 미국 간의 관계가 특별히 악화되지 않았음을 짐작 가능케 한다. 다만 미국과의 향후 외교에 있어서 ‘권력추’가 미국 쪽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숙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향후 외교보다 더욱 우려스러운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보수․진보 시민단체 진영의 갈등이 정치권까지 번지며 남남갈등을 빚고 있다.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민화협 사무실 앞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김기종 대표 사진과 북한의 인공기를 태우며 엄벌을 촉구했다. 이에 반해 자주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한 코리아연대 등 진보단체 회원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민생운동을 하는 세력을 탄압한다면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나아가 정치권에서도 여당과 야당은 각각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번 사건을 해석하며 정치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제까지 밝혀진 테러행위자의 과거 행적을 봐서는 분명히 친북 내지 종북성향의 사람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9일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리퍼트 대사 사건을 빌미로 기다렸다는 듯이 새누리당의 종북몰이 고질병이 도졌다”고 맞받아쳤다.

종북 공방에 대한 여야의 공격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CBS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에는 건전한 민주화세력에 불순한 종북세력까지 뒤섞여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번 통진당 해산에도 새정치연합에서 공식적으로 반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수위 높은 공세에 새정치연합도 바로 반박하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저렇게 얘기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면서 “4월 보선을 앞둔 여당의 종북장사”라고 맞섰다.

국내 남남갈등이 들불처럼 번지는 데 북한의 입김도 단단히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 당국은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발생한지 10시간 만에 신속하게 논평을 내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건 발생이 일어난 지 10시간 이후 조선중앙통신은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운운했다.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으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안보’ 이슈가 수면 위에 오른 상황이다. 따라서 정치 입지를 독점하기 위한 여야의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국내 시민단체 간의 남남갈등도 당분간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9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회복 중인 리퍼트 대사를 문병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를 만나 위로를 건냈고, 리퍼트 대사는 “한미 동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일들을 항상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