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그의 측근으로 불리는 같은 당 송호창 의원. 실제 송 의원은 민주당과 신당의 합당 과정에서 안 의원의 대화 채널로 활약했으나 현재는 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송 의원 외에 합당을 도왔던 안 의원 측 인사들도 여의도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1년 전,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합당의 물꼬를 튼 주역은 당시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과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었다. 야권 통합론을 주장해왔던 우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메신저가 돼 송 의원에게 김한길 대표의 무공천 방침을 전하며 합당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송 의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후 김 대표와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었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협상은 그날로 마무리됐다. 밤샘 회의로 합의문이 작성됐고, 다음날 김 대표와 안 의원은 합당을 선언했다.

◇ 안철수 도운 합당 주역 상당수 본업 복귀

새정치민주연합의 출범 이후 합당 과정에서 물밑작업을 벌여왔던 우 최고위원은 5대5 지분에 따라 민주당 측의 최고위원으로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송 의원은 새 지도부와 일정한 거리를 보였다. 민주당 측의 민병두 의원과 신당추진단 산하 정무기획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나, 당시 김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은 안 의원이 선택한 최고위원 가운데 송 의원의 이름은 없었다. 이후에도 송 의원의 낮은 행보는 계속됐다. 전국 246개 지역위원장을 선임할 조직강화특위 위원직 제안도 거절했다. 사실상 송 의원은 자의반 타의반 당내 권력과 담을 쌓아왔다.

송 의원뿐만 아니다. 합당 과정에서 안 의원을 도왔던 합당 주역들은 현재 당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본업으로 돌아간 인사들이 대다수다. 현직 의원들과 당내 뿌리가 깊은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당 측의 신당추진단과 달리 안 의원 측은 상당수가 외부 인사들이라 합당 업무 종료 후 여의도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 측의 변재일 의원과 함께 정강정책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한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학교로 돌아갔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직마저 사퇴했다.

 

▲ 안철수 의원은 지난해 3월 ‘새정치’ 이미지의 훼손이라는 부정적 여론과 측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해왔다. 이후 탈당설에 휘말릴 정도로 정치적 시련을 겪어온 안 의원은 현재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민주당 측의 이상민 의원과 당헌당규분과 위원장을 맡았던 이계안 전 최고위원도 기업가로 복귀했다. 정계 입문 후 10여년 만이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1976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차·현대카드·현대캐피탈 대표를 두루 지내며 30년 가까이 ‘현대맨’으로 살아왔다. 현재 대표직으로 몸담고 있는 동양피엔에프로부턴 2013년 5월 영입 제안을 받았다. 결국 이 전 최고위원은 안 의원의 신당 추진에 이어 합당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오다 지난해 7·30재보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으로 안 의원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 뒤 다시 기업가로서의 면모를 찾았다.

 

통합 과정에서 이탈한 김성식 전 의원을 대신해 안 의원 측의 창당준비단장을 맡아 당시 노웅래 민주당 사무총장과 실무를 담당한 표철수 실무집행단장 직무대행은 합당 이후 새 지도부의 최고위원까지 올랐으나 이 전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7·30재보선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후 뚜렷한 행보는 없다.  

신당추진단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변인을 지냈던 금태섭 변호사는 법무법인 공존으로 합류했다. 7·30재보선 당시 서울 동작을 공천 파문으로 당직에서 물러난 뒤 최근 안 의원으로부터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적극 돕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정작 금 변호사는 정치권과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금 변호사는 삼성세탁기 고의 파손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사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당직 맡고 있는 안철수 측근 2명에 불과

신당추진단에서 민주당 측과 안 의원 측이 공동으로 발표한 새정치비전위원회 소속 위원 9명 가운데, 안 의원 측으로 분류되는 조우현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와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래경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도 각각 교수와 사업가로 본업을 찾았다.

다만 정무기획분과 위원으로 송 의원과 보조를 맞췄던 박인복 공보1팀장이 당내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향후 거취는 불분명하다. 당직 개편에서 유임이 아닌 인선 보류로 결정된 만큼 앞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당직을 맡고 있는 안 의원의 측근은 박 위원장과 신현호 정책1실장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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