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시사위크가 만난 사람들
"세월호 문제, 정부여당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김영란법 자체에 위헌 소지 있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국가의 최우선 과제"
"재벌들, 어떤 공직보다 사회적 영향력 크다"
[김용남 국회의원 인터뷰] “군 사법기관, 공정성과 독립성 확보 어렵다”
2015. 04. 09 by 정계성 기자 minjks@gmail.com

▲ 김용남 의원은 4월 임시국회에 이른바 '조현아법' 발의를 계획하고 있다. 이학수법과 함께 반재벌법으로 꼽힌다. 원칙과 상식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이 보이는 대목이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서울법대, 최연소 사법시험 합격, 검사임용까지 사람들은 그의 화려한 이력에 주목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면에는 불도저를 모는 하급 기능직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1년에 1번 이상 이사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그는 배우 공형진을 참 닮았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친근한 모습은 밖으로 비춰지는 차가운 이미지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사진촬영을 위해 넥타이와 국회의원 명예의 상징인 배지를 착용해줄 것을 요구하자 넥타이는 매지만 배지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단다.

“배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차별성을 주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뱃지 없다고 대정부 질문 못하는 거 아니고 상임위 활동 못하는 것도 아니다. 어머니 한번 달아드리고 한 번도 달아 본 적이 없다. 배지를 굳이 달아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의 말이다. 지난해 7.30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용남 의원은 최근 활발한 입법은 물론이고 방송토론, 지역구 현안까지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열의에 찬 목소리로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던 그도 투병으로 병상에 누워계신 어머니 이야기를 할 때는 목소리가 흔들리기도 했다. 엘리트 법조인 출신으로 평탄한 변호사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험난한 정치권에 뛰어들게 된 것도  ‘큰 일’을 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정치인이라면 특권과 권위는 내려놓고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소신 있게 나가야한다는 것이 그가 어머니에게 교육받은 삶의 방향이다. 

▲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과의 인터뷰는 4월 6일 국회 의원회관 829호에서 진행됐다.
의정생활 8개월째를 맞는 김 의원은 역점 법안인 ‘조현아법(대기업집단 윤리경영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는 군 사법체계 개혁과 지역구인 수원 팔달구에 경찰서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를 맞은 그의 ‘출사표’를 들어보자.

- 2월 국회에서는 김영란법이 최고의 화두였다. 위헌요소가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표결에서는 막상 반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반대를 표결해 주목받았다.

“어느 시점부터 김영란법의 처리를 두고 선악 구도가 형성됐다. 김영란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마치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를 존속시키자는 주장으로 비춰지는 잘못된 상황이 연출됐다. 법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분명히 있는데 그대로 통과시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 법을 생산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라는 관점에서 반대한 것인가.

“수요가 많고 급박하다고 해서 공장에서 불량이 있는 미완성 제품을 알고도 출고할 수는 없다. 법률안도 마찬가지로 완성된 상태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대토론도 했던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것이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 4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조현아법'을 발의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 발의할 예정인 '이학수법'과 함께 재벌규제법으로 통하는데 핵심 내용이 무엇인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 공정거래법상 재벌기업이 대상이다. 이 기업의 최대주주 및 그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들이 과실이 아닌 고의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집행유예나 실형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적용되는 법이다. 집행유예일 경우 5년, 실형일 경우에는 10년 간 회사의 임직원으로 재취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특수관계인의 입사부터 퇴사까지 반드시 회사가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이언주 의원이 발의한 상법개정안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이중처벌이나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형사처벌을 받으면 공무담임권이 제한돼 일정기간 공무원이 될 수 없다. 국회의원과 같은 선출직의 경우는 공직선거법상 100만원 이상 벌금을 받으면 5년 이상, 집행유예 이상을 받으면 10년 이상 피선거권이 박탈당한다. 이런 관점에서 자격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재벌의 재산권 행사는 공무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재벌은 우리나라만 존재하는 특수한 형태다. 그런데 재벌이 차지하는 위치나 영향력을 살펴보면 그 어느 공직보다도 사회나 국가적으로 미치는 범위가 크다. 영향력이 큰 만큼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일정기간 재취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재벌이 자신의 회사가 아닌 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제한하지 않는다. 능력이 있다면 다른 회사의 임직원으로 취직하면 된다.”

▲ 김 의원은 엘리트 변호사로 평탄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교육관이 투철하셨던 어머니의 바램대로 뜻 깊은 일을 하기 위해 정치권에 투신했다.
- 국회 병영문화혁신 특위에서 군 사법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법무관 경력도 있는데 구체적으로 군 사법체계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군 사법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확보가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군 법무관이나 판사도 결국은 장교다. 군대 내 계급체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과연 이들이 사단장이나 군단장 같은 윗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적인 재판을 할 수 있느냐. 나는 시스템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지금 군사법원의 재판결과를 보면 이런 사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금 방산비리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민간법원에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구속수감 중이다. 그런데 군사법원 관할의 장성들은 다 보석으로 나와 있다. 이렇게 아웃풋에서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 일반법원에서 재판을 담당하자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런데 군사법원만의 특징이 있다. 전시상황에서의 재판이 있을 수 있고, 보안이라는 특수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계엄령이 선포되거나 전쟁 상황에서는 당연히 단심제 등 전시법령에 따라야 한다. 다만 지금과 같은 평시상황에서는 일반법원이 재판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금 군사법원에서 재판하고 있는 내용 중 15%만이 군대와 관련된 사건이다. 대부분의 사건들이 교통사고 등 일반적인 사건인데 신분이 군인이라는 사실 하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군대관련 사건도 군형법이든 보안관련 법률이든 군판사가 아니면 해당 법률을 해석하고 적용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법률가라면 다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이고, 평시라면 민간법원에서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 열의도 많고, 국정에 욕심도 참 많은 것 같다. 국회의원이 된 지 아직 1년도 채 안됐는데.

“실제 할 일이 참 많다.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일을 찾아서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웃음) 지금은 지역에 경찰서를 유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관신설은 행정부의 일이지만 해당지역의 국회의원이 열심히 뛰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 수원 팔달구가 통계적으로 강간 위험도가 가장 높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외국인 5대 강력범죄 비율도 높은 지역으로 확인을 했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가.

“주거형태의 문제가 있다. 원도심이라 오래된 주택과 골목길이 많다. 물론 외국인밀집지역이 몰려있는 등 주민구성의 문제도 있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범죄를 많이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불법체류자가 얼마나 많은 지가 문제인데, 이것에 대한 파악이 어렵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범죄 위험성이 있고 여기에 대비되는 치안인프라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것이 불균형하기 때문에 안 좋은 통계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 그는 국가의 존재목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 아파트 재건축과 같은 주거형태의 변화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치권에서 인위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주거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고 앞으로 예정된 지역도 있지만, 사업성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 수익이 없는데 민간에 강제로 아파트를 건설하라고 강제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장기적으로는 주거환경개선을 해야 하지만 그것에 앞서 공직에서 시급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치안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는 것 같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서비스를 못 받고 있다면 세금을 내야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선결돼야 다음 단계로 경제활성화 같은 방안도 얘기할 수 있다.”

- 그렇다면 결국 세월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최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토론도 봤는데 내가 보기엔 신뢰의 문제 같다. 유가족들은 충격과 슬픔 속에서 정치권과 언론에 불신의 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신뢰가 싹트려면 정치인들이 길게 보고 일을 해야 한다. 분위기에 편승하거나 불리한 국면을 모면하고자 답을 무리하게 내놓으면 수습도 힘들고 약속을 저버리는 상황이 나온다. 원칙이나 기준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당면한 선거나 정치적 이익에 임기응변적으로 대처하다보니 불신이 싹튼 것 같다. 상식과 원칙이라는 기둥 안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세월호 유가족들의 신뢰회복에는 어떤 해법이 있을 수 있나.

“일단 유가족 주위에 포진해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좀 있지 않나 싶다. 대형 참사가 나면 그 주면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는데, 이 과정에서 오해가 오해를 낳으면서 더 커지는 것 같다. 잘못된 이야기라도 10번 들으면 그럴 듯하게 들릴 수 있다. 유가족분들 상당수는 생업에 복귀했는데, 아직 복귀하지 못한 분들에 대해 오해가 오해를 낳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나 여당에서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정부와 여당이라면 어떤 이야기라도 들어줄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사위크가 만난 사람들
대한민국을 바꾸는 사람들
시사위크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