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관석 의원은 당 워크숍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당내 흩어진 마음들을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9대 국회 입성 직후 원내부대표를 맡은 데 이어 원내대변인, 정책위원회 부의장, 수석사무부총장을 잇따라 역임해온 그는 당의 혼란 속에서도 본분을 잃은 적이 없다. 당의 ‘입’으로, 인사와 재정을 책임지는 ‘살림꾼’으로 바쁜 행보를 보여 왔던 것. 그만큼 당 안팎의 높은 신뢰를 입증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손사래를 친다. 동료 의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게 윤관석 의원의 설명이다.

당직에서 물러난 윤관석 의원은 다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청년시절 노동과 시민운동의 터전으로 삼았던 인천으로다. ‘인천시민의 영원한 대변자가 되겠다’고 다짐한 그는 현재 남동구을 주민들이 뽑은 지역 일꾼으로 성장했다. 윤관석 의원과의 만남은 당 워크숍을 다녀온 직후인 4일 오후 그의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날 당 워크숍을 다녀왔다. 분위기는 어땠는가.
“사실 워크숍을 떠날 땐 분위기가 무거웠다. 저 개인적으로도 가슴에 돌덩이 하나 얹고 가는 기분이었다. 알다시피 요즘 우리 당이 4·29재보선 패배 이후 당 수습이 잘 되지 않으면서 혼란 상태에 빠져 있지 않았나. 처음 출발은 그랬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니 기분도 점차 달라졌다. 경기도 양평의 가나안농군학교에서 1박2일을 지냈는데, 마치 대학시절 농활에 온 느낌이었다. 좀 특별했다. 물론 당내 복잡한 상황이 워크숍으로 하루아침에 풀렸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다만, 당내 흩어진 마음들을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윤관석 의원은 당 워크숍이 비판을 받는 이유에 대해 “토론기법과 형식이 우리가 고뇌하고 있는 내용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 워크숍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재인 대표가 계급장을 떼고 토론해보자고 말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된 건가.
“형식이 내용을 모두 담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자유토론만 맡겼을 경우 과연 얼마나 얘기가 하나로 모아졌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자칫 지도부 내에서 혼란스러운 양상이 의원들 전체를 모아놓고 재현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에 준비하는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토론기법과 형식이 우리가 고뇌하고 있는 내용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아쉬움을 넘어 비판이 있었다고 본다.”

- 정청래 최고위원의 깜짝 방문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워크숍 첫날부터 당 지도부와 안민석 연수원장이 정청래 최고위원의 참석을 위해 애를 썼다. 당사자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징계청원된 상황이라 조심스러워 했지만, 워크숍에 와서 함께 어울려주면 좋지 않겠느냐는 당내 의견이 많았다. 당장 저와 숙소를 함께 묵었던 의원들 사이에도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전화해서 워크숍에 오게 하면 감투상을 줘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여러 의견들이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전달됐고, 그 결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워크숍 둘째 날에 참석해 주승용 최고위원과 만났다. 이미 광주에서 두 사람이 화해를 했지만, 또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되지 않겠나.

외부에선 워크숍을 두고 절반의 성공이라 말한다. 가슴 속 돌덩이를 꺼낼 만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의원 상당수가 워크숍에 참여해 100명이 넘는 숫자가 1박2일 동안 함께 했다. 그 과정에서 의원들이 서로의 마음을 교류하지 않았나. 사실 그간 친노, 비노의 프레임 논쟁으로 의원들이 지쳐있는 상태였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막말 공방까지 불거지면서 서로가 대화하기를 꺼려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워크숍을 통해, 두 최고위원의 화해의 모습이 당내 결집력과 참여도, 의원들의 교류에 디딤돌을 놓을 수 있는 계기이자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고 본다.”

- 정청래 최고위원과 주승용 최고위원의 ‘공갈사퇴’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이 분열 조장의 이유로 당 윤리심판원에 제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협화음을 보여주고 있는 당내 의원들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사실 당 윤리심판원에는 조경태 의원 뿐 아니라 제소된 의원들이 많다. 우려하는 것은 모든 사안 마다 제소해서 해결하려는 현 양상이 자칫 당리당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능하면 정치정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지 않겠나. 그래서 과한 발언은 안하는 게 좋고, 발언을 했다면 즉각 사과하고 받아들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당 윤리심판원장으로 새로 임명된 안병호 가톨릭대 명예교수가 틀을 잡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윤관석 의원은 올해 국감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의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의 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올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국감을 지켜볼만 할 것 같다. 교문위 위원으로서 사건에 대한 의견과 올해 국감에 임하는 각오가 듣고 싶다.
“이른바 ‘교피아(교육+마피아)’와 같은 태도다. 본교와 분교의 통합, 적십자간호대학 인수 과정의 문제 등 직권을 이용해서 중앙대에 여러 가지 편법적인 지원을 하려 했던 의혹이 아닌가. 그것 말고도 개인적으로 직권남용 의혹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크다. 자기가 권력이 있다고 해서 특정 대학에 특혜를 주는 것은 교육 평등권 침해는 물론 많은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지금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지만, 좀 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 역시 이번 국감에서 철저하게 문제점을 따져 볼 계획이다. 아직 일정 협의는 되지 않았지만, 분리국감이 어렵다고 하니 일정을 앞당겨서 추석 전 9월에 국감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 입성 직후 원내부대표를 맡은 데 이어 여러 당직을 두루 수행해왔다.
“다들 도와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과정들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원내대변인을 지내면서 국회가 실제 어떻게 돌아가고 여야 협상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눈을 뜨게 됐다. 국회 안 메커니즘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정책위 부의장을 하면선 각 상임위의 여러 정책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우선순위로 배치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특별히 지난해엔 우리당이 굉장히 어렵지 않았나. 그해 8월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았는데, 박영선 비대위가 45일 만에 물러나고 문희상 비대위가 들어서면서 이듬해 2·8전당대회에 이르기까지 7개월 동안 정말 바쁘게 움직였다. 조강특위를 통해 전국의 지역 조직 245개와 17개 시도당을 다시 만들지 않았나. 원래 당 조직을 경험해보긴 했지만, 중앙 조직에 대한 당 전체의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안정시키는 일은 처음이었다. 그 과정에서 원내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 윤관석 의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정책홍보네크워크 구축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인 정책과 지역의 조직을 연결하는 정책 전선이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다.
- 원내가 중요하다는 말을 부연설명하자면.
“공무원연금이라든가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 중요 이슈가 모두 원내를 중심으로 터졌다. 때문에 원내에서의 여러 가지 우리의 역할과 성과 등을 잘 결합시키는 게 중요하다. 일례로, 법안이 통과되면 당에서 우리 지지자들과 국민들에게 즉각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 언론에 비해 영향력이 못하겠지만, 문자 메시지와 SNS 하다못해 거리의 현수막까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알려야 한다. 당이 그 일을 못하고 있어서 그렇지 의원들 개인은 잘 하고 있지 않나. 이것은 카피라이터가 와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런 작업들이 입체적으로 자동 매뉴얼돼야 한다고 본다. 요즘은 지속적인 마케팅, 선거 캠페인을 하지 않으면 갑자기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선거 구도와 바람이 아닌 좀 더 유기적이고 융합적인 일상적 실천이 동반돼야 한다.”

-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역할이 주어진다면 정책과 홍보를 묶는 작업을 기획해보고 싶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인 정책과 지역의 조직을 연결하는 정책 전선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가 현재 인천시당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정책홍보네크워크다. 중앙의 정책, 우리당의 정체성에 맞는 정책을 인천이라는 범주에서 기획하고 전선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성과들을 단순한 보도자료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정책 오피니언 그룹을 조직해 그들에게 다양한 정책 뉴스를 공급하고 피드백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것이 전국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이제 19대 국회 종료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공약했던 지역 현안에 대한 진행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남동공단의 산업구조고도화 사업 공약은 거의 실현됐고, 이보다 한 단계 발전시킨 혁신산단 지정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차질 없이 잘 진행되리라 보고 있는데, 문제는 공교육 시범사업이다. 지자체에서 예산이 없어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저 혼자 할 수 없는 사업들이라 지차체와 잘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시흥과 광명KTX역을 잇는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및 서창2지구 연장역 추진이다. 경제성 문제도 있고, 관련 지역으로 입주민이 대거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교통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다만 복합행정구역이라는 점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다.”

- 마지막으로 지역주민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동을에 거주한지 30년이 넘었다. 오랜 시간 지역에서 함께 해온 만큼 ‘남동을 지킴이’, ‘남동박사’로 불린다. 앞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는 다짐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중산층과 서민, 을의 대변인이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학생운동,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되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정치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마음이 아팠다. 힘들고 어렵고 서럽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갖게 만드는 것이 정치 아닌가. 제가 시민사회에서도, 당에서도 대변인을 많이 했는데 이들을 위한 대변인이 되고 싶다. 많이 기대해주고 성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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