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이마트타운 주변은 허허벌판과 도로 뿐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매장 확대가 필수인데,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해외공략도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대안 중 하나였던 ‘골목’ 공략이 완전히 무산되면서 유통대기업들은 다른 대안을 찾아야했다. 그리고 그 대안의 키워드는 ‘교외’와 ‘대형화’였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유통대기업들은 저마다 교외에 대규모 아울렛을 세우거나 창고형 할인매장을 오픈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곳이 있다. 이마트가 지난달 중순 문을 연 이마트타운이 그 주인공이다. 일산 킨텍스 인근에 자리 잡은 이마트타운은 문을 연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고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 이마트타운 내 이마트 모습.
◇ 허허벌판에 자리 잡은 ‘신세계’

정겨운 이름의 이마트타운은 상당히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건너편 킨텍스를 제외하면 주변엔 도로밖에 없다.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 펼쳐져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황량한 주변 풍경은 다소 흐린 하늘과 겹쳐 이마트타운을 조금은 삭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이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널찍한 공간과 깔끔한 배치, 그리고 쾌적한 환경이 바깥 풍경을 잊게 만들었다.

이마트타운은 총 5개 층으로 이뤄져있다. 여기엔 이마트(1~2층)와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지하 1층), 전자제품 전문매장 일렉트로 마트(지하 1층), 생활용품 전문매장 더 라이프(2층)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키즈 올림픽(1층), 복합 식품샵 피코크 키친(1층), 애견샵 몰리스 펫샵(지하 1층), 이마트 문화센터(2층) 등의 시설과 애플공인서비스센터(2층)까지 마련돼 있다.

▲ 이마트타운 내 이마트 모습.
1~2층에 걸쳐 자리 잡은 이마트는 기존의 이마트와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여유 있는 공간이 눈에 띄었다. 시야가 트여있고, 큼직한 안내판이 달려있어 원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이 진열돼있음에도 각각의 물건이 눈에 잘 들어온다는 점 역시 편리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단연 눈길을 잡아끄는 일렉트로 마트는 특히 남성들을 흥분시킬만한 장소로 충분했다. 삼성, 애플, LG 등 전자제품 매장, 그 뒤로 이어진 피규어 및 드론, 로봇 코너가 시선을 빼앗았다.

특히 일렉트로 마트 중앙에는 드론의 성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철망 안에서 드론이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보고, 또 조종까지 해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 이마트타운 내 일렉트로 마트 모습.
▲ 일렉트로 마트 중앙에 위치한 드론 코너.
▲ 일렉트로 마트에서는 드론, 피규어, 로봇 등을 만날 수 있다.
일렉트로 마트 옆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전형적인 ‘창고형 할인매장’의 구성이었다. 역시나 널찍널찍한 공간이 쇼핑의 편리함을 더했다. 더불어 매장 전면에 배치된 이벤트존엔 각종 레저용품이 자리해 흥미를 끌었다. 창고형 할인매장의 대표 격인 코스트코보다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회비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해보였다.

▲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는 다양한 이벤트존이 함께 마련돼있다.
▲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지하 1층의 일렉트로 마트가 남성을 겨냥한 공간이라면(물론 여성들의 마음을 끌 주방가전도 있다), 2층에 위치한 더 라이프는 ‘여심(女心)’을 공략하는 공간이다. 입구에서부터 화사한 꽃과 화분이 향기와 함께 고객들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각종 가구와 소품,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이 여성들의 시선을 멈추게 만든다. 특히 각각의 테마에 맞춰 가구를 배치한 공간은 ‘작은 이케아’를 떠올리게 했다.

▲ 이마트타운 내 더 라이프 모습.
한참 쇼핑을 하다보면 느껴지는 참을 수 없는 허기를 달래줄 식당 코너도 훌륭하다. 1층에 위치한 피코크키친은 마치 ‘맛집 거리’같은 느낌이다. 푸드코트처럼 다양한 음식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데, 각각의 음식점들이 강한 개성을 뽐내며 눈길을 잡아끈다.

특히 트럭 모양으로 꾸민 핫도그 및 음료수 코너와 예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분식코너 등은 ‘길거리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분식에서부터 바비큐, 피자, 스시, 스테이크, 커리, 그리고 아시아 길거리음식에 이르기 까지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이마트타운을 찾는 즐거움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평일에도 줄을 서는 초마(중국요리)와 식당돈(고기전문점)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 이마트타운 내 피코크키친 모습.
이처럼 이마트타운은 이마트와 코스트코, 이케아가 적절히 섞인 가운데, 이마트 특유의 친숙함이 돋보인다. 그래서일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특별히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이마트타운은 화요일 오전 시간에도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유동인구라고는 전혀 없는 입지조건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골목’을 노렸다가 호되게 혼쭐나고, 호언장담했던 중국시장 공략마저 실패한 정용진 부회장이 이번엔 제대로 한 건 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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