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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가 만난 사람들
[직격인터뷰] 진선미 의원 “국정교과서 논란, 철회가 방법이다”
2015. 10. 26 by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

▲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화 추진 논리로 ‘통일시대를 대비’한 ‘미래세대의 올바른 교육’이라고 내세운 데 대해 독일의 통일 과정을 예시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웃음과 근심이 교차했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미소를 잃지 않았던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앞에선 단호한 표정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말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종국엔 30여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울컥’했다. 며칠 전, 국정화된 교과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에 맞춘 “박근혜 대통령의 사부곡”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그였다. 진선미 의원의 부친은 함경도 출신으로, 한국전쟁 과정에서 홀어머니와 헤어졌다. 아버지의 그늘을 힘겹게 꺼내 놓은 그는 “민초들의 아버지도 소중하다”며 “저도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진선미 의원의 비판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됐다. 이번엔 분단의 시대를 경험한 독일을 빗대 “동독은 국정교과서, 서독은 검정교과서를 사용했다. 동독과 서독 중 어느 체제가 더 나은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위크>와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다음은 지난 23일 집무실에서 만난 진선미 의원의 일문일답이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뜨겁다. 전날 ‘빈손’으로 끝난 청와대 5자 회동에 이어 운영위 국감장에서도 국정화를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의 입장차만 재확인한 상태다. 진선미 의원의 생각은 어떤가.
“이해할 수가 없다. 박근혜 정부는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자부심과 정통성을 지켜내고 미래지향적 통일시대를 대변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정화를 설득하고 있는데, 여기엔 오류가 있다. 우리가 통일의 모티브를 삼고 있는 독일이 바로 그 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동독과 서독이 꽤 오랫동안 경쟁을 해왔고, 결국은 서독으로 자연스럽게 통합돼 부강한 나라가 됐다. 당시 동독은 ‘국정’이었고, 서독은 ‘검증’이었다. 서독의 자유스러운 체제와 다양성 유지가 동독 사람들의 마음을 설득해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더 성숙된, 더 세련된 자율 체제를 보여줘야 할 우리가, 전세계적으로 뻗어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촌스러운 일을 벌이고 있다. 초·중학교 학생들도 자신들의 선택권을 빼앗고 있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 진선미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여당의 국정화 추진 방침에 “국민 동의가 먼저”라면서 제동을 걸었다.
더구나 현행 교과서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역사관도 봐야 할 게 아닌가. 당장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관은 어떤가. 본인의 아버지가 연관돼 있다고 해서 5·16은 혁명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납치 사건은 북한의 소행으로 주장한다. 이 발언을 철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뉴라이트 대한교과서에 대해 지금까지 아이들이 잘못된 역사를 교육받고 있었는데, 이제 안심된다는 뉘앙스로 축하했다. 굉장히 편향적이다. 현행 교과서가 잘못됐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아이들이 북한을 동경하는 게 아니지 않나. 도리어 아이들의 통일 인식이 점점 낮아져서 고민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국정화 추진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은 주장이다.”

-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철회가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다루는데 여론 수렴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 국회에서도 의결정족수가 있다. 재적 의원의 과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해당 안건에 반영할 수 있듯이 이번 사안도 70%이상 국민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여론조사 결과 등을 살펴보면, 과반수도 아니고 30% 정도만 찬성하고 있다.”

- 국정화 확정 전에 국민 동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지금까지 이뤄온 역사적 발전을 내팽겨치고 있는 현 정부를 이해할 수가 없다.” 
 
- 국정화 논란과 함께 비례대표 축소 논란도 뜨거운 감자다. 비례대표인 진선미 의원의 입장은 어떤가.
“참 조심스럽다. 한 비례대표 의원도 해당 사안에 대한 발언이 왜곡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 비례대표 의원들은 말을 아끼고 있지 않나. 우리 스스로가 우리 활동을 평가해서 찬반을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선택을 해야 하니까. 그리고 이미 저는 비례대표로서가 아닌 다른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례대표 축소 논란에 대한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할 때가 됐다. 그래서 제 입장은, 비례대표는 반드시 필요하고 꾸준히 증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 스스로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와서 얼마나 만족스러운 의정활동을 했느냐 얘기한다면 답이 쉽진 않다. 하지만 잘잘못의 문제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정치발전의 한 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 비례대표로서 본인의 의정활동을 평가해본다면.
“다른 분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 제 스스로를 평가하면 아쉬움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면 비례대표제 축소로 이어질게 뻔한데, 그렇다고 아쉬운 부분을 무시하고 잘한 일만 얘기하면 그것 역시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나. 이런 논리는 안 된다. 비례대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 외부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진선미 의원은 비례대표 축소 논란과 관련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할 때”라면서 “비례대표는 반드시 필요하고 꾸준히 증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 비례대표 축소 논의 이전에 외부로부터 비례대표제에 대한 평가를 받는 과정이 먼저라는 얘긴가.
“그렇다. 지금까지 비례대표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없었다. 섣불리 축소 여부를 논의하기 보단 평가를 받는 과정을 먼저 거친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논의가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비례대표 의원들의 향후 행보가 불투명하다.
“쉽지 않다. 아무래도 비례대표 의원들은 현역 의원이 있는 곳보다 어려운 지역으로 가라고 하니까 경쟁이 심하다. 사실 굉장히 모순된 요구가 많다. 당에서 말하는 어려운 지역은 어딘가. 우리 당 현역 의원이 있는 곳을 제외한다면 그 지역은 어려운 지역이 아니라는 것인가. 결국 여당 현역 의원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인데, 그곳엔 원외 지역위원장이 있다. 그 분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을 지켜오지 않았나. 때문에 그분들 입장에선 낙하산이나 특권을 얘기할 수밖에 없다.

외부의 얘긴 또 다르다. 비례대표라는 한 정치인을 키우기 위해서 투자된 게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어렵다고 해서 나 몰라라 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특히 여성 정치인이 많아지는 게 우리 정치 발전의 한 축이기도 하지 않나.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더 도전해야 한다고 힘을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도 고민은 많았다. 일부에선 돌아갈 자리가 있어서 고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했지만, 참 어렵더라. 당 내부 분열을 보며 때로는 후회하기도 했고, 감당하기 힘든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자기 성찰로 밤잠을 설쳤다.”

- 그동안 맘고생이 심했나보다.
“그렇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저는 고향인 순창을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웃음) 당선가능성도 중요하다. 모든 후보들이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런데 왜 비례대표들에게만 그 고민을 하지 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 다행스럽게도 진선미 의원은 이부영 전 의원의 출마 권유로 지역구 선정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때로는 그게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웃음) 너무 힘들 때가 많다. 같은 동료 의원들인데, 비례대표는 계파에 운용된다면서 다 없애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제가 내년 출마를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부영 전 의원의 추천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 서울 강동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계셨는데, 사퇴를 하면서 저를 추천하셨다. 현 지역위원장이 있는 상태에서 지역으로 가는 건 너무 힘든 일 아닌가. 그런 점에서 저는 큰 고민을 덜었다.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도전은 비례대표를 고민하는 것보다 두 배는 더 고민이 됐던 것 같다.”

▲ 진선미 의원은 이부영 전 의원의 추천을 받고 서울 강동갑 지역구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그는 비례대표 출마를 고민했을 당시보다 “두 배는 더 고민이 됐던 것 같다”며 그간의 심정을 털어놓은 뒤 향후 강동갑 발전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부영 전 의원의 추천이 곧 진선미 의원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부영 전 의원의 말씀으론, 정계은퇴를 고민하는 시점이 몇 개월 전이었다. 본인 스스로는 수 십 년 관리해왔던 지역인데다 12년째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돼 내년 총선에선 반드시 탈환을 하고 싶으셨다. 그래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추천하고 싶었는데, 저는 네 번째였다. 앞서 세분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당시 이부영 전 의원은 제게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 것’으로 평가됐고, ‘변호사라는 전력이 지역에 부합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여성 후보라는 점도 점수를 땄다. 지금까지 강동갑은 여성 후보가 한 번도 출마하지 않았다고 한다.”

- 반대로 지역에선 여성 후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되지 않겠나.
“오히려 여성 후보라는 점에서 더 신선하다는 판단을 하셨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망설이셨을 수도 있다. 제가 네 번째로 추천된 배경일 수도 있겠다.”

- 서울 강동갑 지역 내 현안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는가.
“강동갑 지역은 서울 시내와 강남권의 배후 주거지역으로 발전해왔다. 그래서 강동하면, 아이 기르기 좋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누구나 알고 있다. 구리, 하남, 남양주 등 경기 동부권 지역의 개발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수도권 동부지역의 허브이자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지하철 589호선 연장, 고덕·강일 지역의 첨단업무단지와 대형유통시설 등 경제시설 발전, 노후 아파트 재개발이 이러한 맥락 하에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자연과 이웃이 어우러지는 살기 좋은 강동, 첨단산업의 핵심도시로서의 강동, 수도권 동부의 교육문화의 중심도시 강동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 진선미 의원은 그간 당 공식 팟캐스트 ‘진짜가 나타났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며 당내 소통에 앞장서왔다. 평소에도 열정적인 그는 자신의 평가에 있어선 다소 냉정했다. 그 열정이 “일을 하게 하는 에너지의 근원이지만 전달 방식에 있어 간혹 오해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고민이 됐다.

- 인터넷 라디오 팟캐스트 ‘진짜가 나타났다’ 공동 진행자로서도 활약 중이다.
“가을 개편 때 자랑스럽게 물러난다. (웃음) 처음 진행자 제안을 받았을 때는 낯선 도전에 대한 걱정으로 사양했던 자리였는데, 지나고 보니 좋은 경험이었다. 이미 정착한 좋은 팟캐스트가 많아서 저희가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이벤트도 열고, 덕분에 평생 입어볼 일이 없을 줄 알았던 등이 파인 드레스도 입어보지 않았나. 그런 이벤트가 구독층에겐 자극이 됐던 것 같다. 방송 초기엔 1위도 해봤다. 우리 의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전달할 수 있는 자리였고, 언론이나 정부여당에서 왜곡된 것들을 우리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그것이 전달되는 기쁨이 있었다. 물론 부침도 있었다. 당 공식 팟캐스트다보니 당의 지지율과 비난이 인기 순위에 파동을 일으켰다. 실제 당 사정이 어려워서 홈페이지가 원활하게 제대로 작동이 안됐을 때는 게시판 노릇까지 했다. 이제 20회를 앞두고 있는데 댓글이 거의 3만개에 달했다.”

- 댓글도 읽어보는가.
“당연하다. 그리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웃음) 20회를 기점으로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목소리로 또 한번 인기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 한때 ‘손혜원표’ 셀프디스 캠페인이 화제였다. 생각해둔 셀프디스 내용이 있었나.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6~7번째로 저를 고려하고 있었다더라. 우리끼리 농담으로, 사람들이 ‘진선미’하면 미스코리아를 생각해서 ‘안 예뻐서 죄송해요’ 이런 내용을 떠올릴 덴테, 우리는 그것을 뒤집어 ‘덜 진실되서, 덜 착해서 고민’으로 하자고 얘기는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 재수없다고 웃더라. (웃음) 솔직히는, 제가 청문회에서 보여 지는 모습처럼 불필요하게 격렬해질 때가 있다. 정치인으로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달리 보면, 그게 지금 저의 수준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한다. 정말 매끄럽게 잘 얘기할 수 있는데, 2%가 삐걱거린다. 열정이 제가 일을 하게 하는 에너지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어느 순간 흥분이 되다보니 전달에 있어 간혹 오해를 불러온다. 오늘도 운영위 국감장에서 ‘흥분금지’를 되새겼는데 잘 안됐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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