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과 아동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청소년’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다수는 ‘교복을 입은 학생’을 떠올릴 것이다. 기자도 다수에 불과했다. 

그럼 청소년을 언급할 때, ‘학생’만이 존재할까. 그렇지 않다. ‘학교 밖 청소년’도 있다. 그러나 ‘청소년하면 학생’이라는 우리사회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학교 밖 청소년’들은 점점 사각지대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최근 사각지대에 들어간 청소년들에게 손을 내민 이들이 있다. 여성가족부다. 여가부는 ‘꿈드림(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여가부의 이러한 행보는 ‘학교 밖 청소년’에 그치지 않는다. 성폭력·가정 폭력 근절은 물론, 다문화가정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나아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확성기 역할도 대신하고 있다. 사각지대 곳곳을 밝히는 ‘등불’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에 <시사위크>는 사각지대 해소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여성가족부의 수장 김희정 장관을 만나, ‘등불이 되고 있는 여가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김희정 장관과의 인터뷰는 26일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에서 진행됐다. 

- 김희정 장관이 취임한 이후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행보가 눈에 띈다. 전국 200개소의 ‘꿈드림’이 그 예다. ‘꿈드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간략히 정의해줄 수 있는가.

“전국 각지 200개소에 설치된 ‘꿈드림’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상담을 시작으로 학업복귀를 위한 교육과 취업을 위한 직업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 꿈드림이 일반 청소년센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건강검진 서비스다. 예를 들면 국가에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학생들은 학교에서 건강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해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건강서비스에서 소외된다. 감염병 등 질병 노출 위험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안하고자 꿈드림에서는 예방접종 등의 건강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다음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또래 관계’ 형성이다. 사실 학생들이 학교에 공부만 하러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학교는 또래 집단과의 사회성을 발전시키는 장소로도 작용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또래 집단과의 단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에 꿈드림에서는 건전한 또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지원한다. 센터 내 동료들과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법률 교육, 심리·정서 지도 프로그램 등을 꼽을 수 있다.”

- 그럼 국내 ‘학교 밖 청소년’의 수는 어느 정도로 추산하는가.

“생각보다 ‘학교 밖 청소년’ 수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매년 약 6~7만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 지금은 약 3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36만명 중 약 8만명은 여가부를 비롯해 타 부처를 통해 행적을 알 수 있는 반면, 나머지 28만명의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28만이라는 숫자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들면 대략 한 시군구의 인구가 11만명에서 30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이를 통해 28만명의 ‘학교 밖 청소년’은 한 시군구 인구 전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 화제를 돌려, 여가부는 성·가정 폭력 근절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박근혜 정부는 ‘안전한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박근혜 정부 기조의 틀이 ‘4대악(가정폭력·성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근절’ 아닌가. 여기서 성폭력·가정폭력 근절은 여가부에서 주로 담당한다. 더욱이 이같은 폭력에 노출빈도가 높은 계층은 여성과 아동이다. 여성과 아동의 권익보호에 앞장 서야 할 부처가 어딘가. 여가부다.”

- 성·가정폭력에 대한 여가부의 묘안들을 말해 달라.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우선 ‘성범죄자 신상공개 및 우편고지 제도’다.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우편, 인터넷·모바일 앱(성범죄자 알림e)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성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범을 방지하고자 한다.

다음은 ‘보라데이’다. 가정폭력 예방의 날로써 매월 8일로 정했다.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과 피해자 조기발견을 위해 ‘주변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시선으로 보라’는 의미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매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정한 성폭력추방주간이 있다. 이는 성폭력을 사회 전체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게 하는 캠페인이다.”

▲ 김희정 장관 취임 이후 교육기관에서 진행 중인 여가부발 위안부 문제 바로 알기 교재.
- 여가부의 손길은 여성과 청소년, 가족에 한정되지 않는 것 같다. 지난 9월 중순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이 진행 중이다. 특히 학교에서 사용되는 교재는 여가부가 한일역사교류회에 제작을 위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일본정부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해 교육교재를 제작했다.”

- 장관 취임 이후 여가부에서 처음 시행 중인 프로젝트로 알고 있다.

“그렇다. 국내 외교 쟁점 중 하나인 ‘위안부’ 문제가 언급될 때, 우리 아이들은 큰 틀에서는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군에게 어떠한 인권유린을 당했는지 등등 깊이 있게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별도 역사교재로 만들어서 위안부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의 첫 번째 시범 수업 때가 생각난다. 당시 수업에 참여했고, 아이들에게 그 얘기를 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갔을 때, 여러분 나이였다’고 말했다. 이 말에 충격받은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공감과 역시의식을 높이고자 한다. 나아가 이같은 피해(위안부 현안)는 개인의 피해가 아닌, 우리 모두의 피해인 점을 부각하려 한다. 또 위안부 문제가 진정성 있게 해결돼야 다음 역사가 뒤틀림 없이 나아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향후 교재의 활용 방안은.

“올해는 일부 학교에서만 시범 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 연말 초·중·고교는 교사연수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안부 교재 관련 내용도 추가하고자 한다. 따라서 내년에는 더 많은 학교에서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 김희정 여가부 장관. <제공=여성가족부>
- 마지막으로 지난해 7월 중순 취임한 이후 1년 6개월 동안 여가부의 수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 여가부와 이전 정부의 여가부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올해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모법이 바뀌었다. 국가에서도 헌법이 한 번 바뀌는 것은 굉장히 큰 사건이지 아니한가. 마찬가지다. 그 부처의 기본법이 바뀐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제목부터 바뀌었다. 이전 정부에 비해 더욱 포괄적인 양성(남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의미다.”

- 나아가 여가부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민이 ‘국가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우리 부처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우리 부처 역시 ‘국가경쟁력 강화’를 기본 마음가짐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여가부에서 지원하는 ‘여성의 고용률 확대’와 ‘여성의 사회참여’, ‘여성의 인권 증진’ 등이 국가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실제 여러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여성 고용률이 증가하면 출산율·1인당 GDP도 같이 상승했다. 반면 여성의 고용률이 하락하면 출산율·1인당 GDP도 같이 내리막길을 걷는다.

구체적인 정책을 말하자면 ‘일·가정·양립’이다. 이는 네 가지 고리(채용→유지→재도전→대표성) 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채용’단계(첫 번째)에서 ‘여성이 몇 명 합격했느냐’가 아니다. 두 번째 단계인 여성이 직장에서 얼마만큼 잘 ‘유지’(두 번째)하고 사회구성원으로써 역할을 발휘하느냐다. 나아가 채용, 유지 단계에서 실패한 사람들에게 ‘재도전’(세 번째)의 기회가 있는지 여부다. 마지막으로 여성이 사회적 지위의 ‘대표성’(네 번째)을 보여줄 수 있는지 등 네 가지 고리를 정책의 최대 방향으로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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