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SM면세점의 입구.<사진=시사위크>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최근 유통업계 전반의 트렌드는 단연 ‘차별화’와 ‘상생’이다.

남과 다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남과 같이 하지 않으면 역시 살아남을 수 없다. 최근 소비자들은 차별적인 개성을 원하면서도 상생하는 가치를 존중한다. 이에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한 기업들은 저마다 차별화 전략과 상생 카드를 내세우고 소비자들을 매혹시키는 데 전념한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면세점 대전 속에서 각각의 기업들이 내건 기치도 마찬가지였다. ‘차별화’와 ‘상생’. 두 가지 키워드는 면세점 대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전략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가치였다.

올해 1월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이 시범 오픈했다. SM면세점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하나투어 본사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하나투어 측은 당시 정식 개장에 앞서 면세점 운영 점검 차원으로 테스트 오픈을 하며 2월 ‘프리 오픈’을 한다고 밝혔다. 이제 오는 4월에는 ‘그랜드 오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SM면세점에는 코치 등 인기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다.<사진=시사위크>
지난해 7월 당시 대기업 가운데서는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하나투어는 중견기업 몫의 사업권을 따내며 주목을 받았다. 하나투어는 기존 명품 위주의 면세점이 아닌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매장을 꾸리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하나투어의 SM면세점에는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해있었다. 코치, 발리, 베르사체, 에트로, 마크 제이콥스 등 면세점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들 또한 입점해있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아임쇼핑’ 등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을 모아놓은 코너였다.

 ▲전통적인 미가 돋보이는 아기자기한 인형들이 눈길을 끌었다.<사진=시사위크>
특이점은 ‘전통’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한국의 전통적인 미가 돋보이는 아기자기한 인형들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전통적인 도자기를 전시해놓은 코너도 있어 수려한 한국의 미가 매장 곳곳에서 느껴졌다. 이 도자기들은 판매하지 않는 순수 관상용으로 외국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매력이 있었다.

역시 면세점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품목은 화장품이었다. 하나투어의 SM면세점에서도 설화수, 후, 헤라를 비롯한 화장품 코너에 가장 많은 고객들이 몰려 있었다.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 로드샵 화장품 코너도 눈에 띄었다. 국내산 화장품은 가격 면에서나 품질 면에서도 해외 유명브랜드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산 화장품을 많이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면세점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품목은 화장품이었다.<사진=시사위크>
또한 SM면세점은 ‘체험’을 중시한다. 면세점 사업에서도 특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단연 ‘한류’다. 한국 드라마나 가요 등은 특히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나 일본 등에 아직도 큰 인기가 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서 한류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SM면세점은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드라마몰을 꾸몄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왔다. 고객들은 세트장에서 직접 자신의 휴대폰으로 촬영을 해볼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왔다.<사진=시사위크>
이러한 체험들은 SM면세점이 갖는 차별화 전략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면세점이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품만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것이 아닌 보다 한국적인 것을 경험하고 강한 인상으로 남길 바란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직 사업 시행 초기로, 100% 입점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인근 맛집들과 연계하는 상생 전략을 내세우는 등 남다른 전략을 세우고 있다. 면세점에서 일정액수 이상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변 맛집들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SM면세점이 위치한 인사동은 맛집들이 유명해 고객들의 호응도 좋다는 설명이다.

▲전통적인 도자기를 전시해놓은 코너도 있어 수려한 한국의 미가 매장 곳곳에서 느껴졌다.<사진=시사위크>
SM면세점은 아직 갈 길이 더 멀다. 관계자는 현재는 외관조차 완전히 탈바꿈되지 않은 상태라며 곧 완전히 변신할 SM면세점의 조감도를 공개했다. 기존의 하나투어빌딩 지하 1층부터 6층까지의 내부를 개조해 들어선 SM면세점의 또 다른 미래가 그려졌다.

SM면세점이 추구하는 것은 화려함이 아니다. 관계자는 인사동에 위치한 지역적인 이점과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기반을 활용해 단순히 면세점 사업만이 아닌 공연·문화와의 접목을 더해갈 것이며, 면세점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적인 단아한 미를 알리는 것 또한 목적임을 알려왔다.

그것이 대기업들이 주도권을 쥔 서울시내 면세점 사이에서 SM면세점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개성이 될 것이다.

▲완전히 변신할 SM면세점의 조감도.<사진=하나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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