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창조과학부가 스마트폰 내 FM라디오칩 활성화 방안을 포기하고 제조사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사진은 금성사 라디오 A-505.<출처=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스마트폰 속 잠자고 있던 FM라디오 칩 활성화 방안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1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스마트폰에 어떤 기능을 추가하라고 강제할 사안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며 “(제조사 측에서) DMB와 FM 기능 둘 다 구현하는데 거부감이 있어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FM라디오는 FM라디오 칩이 장착된 스마트폰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으로, 일반 라디오처럼 FM주파수를 직접 받아 라디오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선 어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라디오를 들을 수 있지만, FM라디오 기능은 데이터 통신망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료 걱정이 없고 전력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고객 입장에선 이 기능을 사용하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보다 유용하다.

그러나 지난해 통신업계 등에선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FM라디오 칩이 내장 돼 있음에도 제조사들이 기능을 고의로 차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통신 칩 중 대다수는 FM라디오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제조사 측이 이를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아 고객이 FM라디오 기능을 쓸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제조사들이 FM라디오 기능을 막은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 요금 수익을 더 내기 위해 제조사에 FM라디오 기능의 차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FM라디오 기능이 활성화 되면 고객 입장에선 라디오를 데이터 부담 없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반면 이통사들로선 데이터 사용에 따른 수익이 줄어든다. 또 라디오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라디오 청취 시 데이터 소모량은 분당 800-900Kbyte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스마트폰의 라디오 청취를 막은 이면엔 데이터망 사용을 유도하려는 통신사와 개인정보를 얻으려는 앱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며 최양희 미래부 장관에게 FM라디오 칩 활성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부 관계자는 “(국정감사 이후) 삼성·LG와 협의를 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소프트웨어로만 활성화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FM라디오 칩이 기본적으로 내장된 스마트폰도 있지만,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증폭칩 등 추가 부품이 필요해 제조사 측에서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사들이 국내 출시 스마트폰에 DMB기능을 주로 탑재하고 있는 점도 FM라디오 칩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DMB와 FM라디오를 병행하면 디자인 변화 및 단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해외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게 미래부 측의 설명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FM라디오와 DMB 모두 구현된 제품 출시는 어렵지만 가급적이면 한 가지는 꼭 탑재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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