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시사위크가 만난 사람들
[이동섭 당선자 인터뷰] “구세주 안철수, 과외선생 박지원”
2016. 06. 10 by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서울 노원병에서 표밭을 다져왔지만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2013년 4월 재보선에 이어 20대 총선에서도 지역구를 양보하는 결단을 보였다. 결국 그의 진정성은 당선권 밖으로 전망됐던 비례대표 12번마저도 국회 입성을 이끌었다. <김현수 기자>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솔직히 불만이 많았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2번을 배정받은 데 대해 “섭섭했다”고 털어놨다. 선거 당시 국민의당 비례대표는 6번까지 당선권으로 전망된 만큼 12번은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동섭 의원으로선 참담한 심정이었다. 일곱 번째 낙마인 데다 텃밭마저 잃었기 때문. 그는 지난 20년 동안 서울 노원병에서 표밭을 다져왔다. 지역위원장만 6차례 지냈다. 하지만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2013년 4월 재보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구를 양보했다.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아름다운 양보’로 부를 만큼 지역구를 내준 데 대해 이유도, 조건도 없었다. 안철수 대표를 지켜본 결과 “대통령을 해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게 전부였다. 하지만 당선권 밖 비례대표 순번은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들게 했다. 당시를 떠올린 이동섭 의원은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저앉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 번 ‘선당후사’를 떠올렸다. 안철수 대표의 재선 성공을 위해 앞장섰고, 흩어진 지역 민심을 다시 모았다.

때문일까. 이동섭 의원은 당 안팎에서 안철수 대표의 당선을 도운 ‘숨은 공신’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은 ‘백전불굴’의 정치인으로 불렀다. 백번을 꺾이더라도 절대로 굽히지 않겠다는 각오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는 것. 그는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비례대표 12번 이동섭 의원을 지난 9일 국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동섭 의원은 능력을 인정받는 경찰공무원이었다. 하지만 검찰수사관으로 파견 근무를 나갔을 당시 불공평한 사회의 모순을 발견하고 정치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박지원 원내대표가 초선들의 군기반장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는 어떤가.
“3당 원내대표 가운데 가장 경륜을 갖춘 분 아닌가. 군기반장이라기 보다 축적된 여러 지식들을 전수해주는 과외선생과 같다. 초선들로선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다들 박지원 원내대표를 좋아하고, 박지원 원내대표가 말씀하시면 100% 찬동하고 따르게 된다. 유머가 넘치면서도 자연스럽게 질서를 잡았다고 할까. (웃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외적을 물리쳤듯 박지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으로 국민의당 또한 캐스팅보트를 넘어 여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국민의당이 ‘일하는 국회, 공부하는 국회’를 기치로 내세운 만큼 소속 의원들의 공부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힘들진 않나.
“힘들다. (웃음) 매일 오전 7시 정책역량 강화 워크숍을 연다. 민생, 복지, 환경, 안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공부를 하고 있는데, 워크숍 참석을 위해 하루 서너 시간밖에 못자고 있다. 피곤하지만 국회의원이 가져야 할 식견과 소양 등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한때 경찰공무원이었다. 정치를 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재직 중에 능력을 인정받아 검찰수사관으로 파견을 나가서 근무를 했다. 그때 느낀 게 사회가 너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돈 있고 빽있는 사람들은 법망을 빠져 나가고 어려운 사람들이 잡혀 오더라. 그래서 땀 흘리고 노력한 사람들이 인정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의식의 전환점을 맞은 뒤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명지대 정치외교학 학사, 고려대 정책대학원 정치학 석사, 국민대 대학원 법학 박사까지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 서울 노원병에서 오랜 시간 표밭을 다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대표에게 지역구를 양보했다. 사실상 노원병 출마를 접은 것이라 할 수 있는 만큼 그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양보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아내의 조언이다. 아내는 ‘유력한 대권주자인 안철수 대표에게 양보를 해야 당신도 더 큰 인물, 더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선당후사 정신이다. 19대 총선에서도 여당 후보의 2배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가지고도 야권연대를 위해 당시 노회찬 후보에게 양보했다. 이후 재보선에서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 부름에 응답해 출마를 결심하지 않았나. 양보하는 것이 대의라고 생각했다.”

▲ 이동섭 의원은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을 ‘온화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강력한 파워를 가진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고 설명했다.

- 노원병 주민으로서, 지역구 현역 의원인 안철수 대표를 평가해 본다면.
“역시 대권주자다. 그 바쁜 일정 중에도 틈이 날 때마다 지역구를 찾아 몸에 밴 겸손함과 인사성, 근면 성실함으로 유권자를 대하고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사실 선거 과정에서도 깜짝 놀랐다. 선거 때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안철수 대표의 선거를 도왔는데, 가만 보니 정신은 물론 체력도 강하더라. 안철수 대표는 선거운동 당시 이른 새벽부터 지역을 뛴 다음 전국투어에 나섰다. 피곤할 만한데도 늦은 시간 지역에서 다시 뛰더라. 보기에는 순해 보이지만 강력한 파워를 가졌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 안철수 대표를 따라 몸담았던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거의 리더십은 강한 카리스마가 요구됐다. 하지만 지금 우리 시대에서 바라는 리더십은 다르다. 온화한 리더십, 여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미래 비전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수반된 리더십을 원하지 않나. 그러한 리더십을 안철수 대표가 갖췄다. 조용하지만 결코 굴하지 않는 리더십으로 당 소속 의원들을 이끌고 있는 것은 물론 승부사적 기질도 탁월하다. 이번 총선에서 보여주지 않았나. 3당 체제 구도를 완성했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치 철학을 확고하게 나타냈다. 양당의 독과점 구조, 당리당락과 사리사욕을 중심으로 한 패권정치 속에서 안철수 대표는 구세주 같다.”

- 하지만 안철수 대표가 강조하는 ‘새정치’에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의 ‘새정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국민눈높이, 깨끗함, 변화로 정리할 수 있다. 타성에 젖은 양당 정치에 환멸을 느낀 국민이 원하시는 게 바로 이것이 아닌가. 그간 우리는 두 개의 당 사이에서 억지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제일 약한 3당이 세비 반납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솔선수범을 보였다. 이런 게 새정치 아니겠나. 앞으로도 기존의 관행과 낡은 틀을 부수고 민생을 가장 중심에 둔, 이때까지 국민이 보지 못한 새로운 정치를 해나갈 것이다.” 

▲ 이동섭 의원은 스포츠계 대변자로 비례대표를 배정받은 만큼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국기원 재조성 사업과 태권도 관광·문화상품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 당초 12번은 당선 안정권으로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정당득표율 26.7%를 얻으며, 예상했던 당선권의 2배를 넘겼다. 이에 대한 해석은 어떤가.
“민심이 천심이다. 하늘의 뜻이고, 하늘의 뜻은 곧 국민의 뜻이다. 국민이 황금분할적인 정당 구조를 만들어주셨다. 여야 철밥통 체제를 부정하고 3당 체제가 되지 않았나. 국민들이 3당에게 바라는 것은 조정과 균형 역할이다. 그 역할을 이번 원 구성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먼저 기득권을 버리면서 양당도 더 이상 기득권을 주장하지 못했다.”

- 원 구성 협상 결과를 두고 국민의당이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많다.
“실리를 챙겼다기보다도 우리는 가져올 것을 가져왔다. 원칙대로 의석 수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장직 2석을 가진 것뿐이다.”

- 스포츠계 대변자로 비례대표에 배정받았다. 앞으로의 구상과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적으로 제2 국기원 설립을 추진하고 싶다. 국기원이 뭔가. 세계태권도본부로 태권도의 메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유문화이자 한류의 원조가 태권도 아닌가. 그래서 세계 각국의 태권도인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찾는 곳이 국기원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창피한 수준이다. 당장 국기원에서 발급되는 단증도 심사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애를 먹고 있지 않는가. 북한만 해도 우리의 5배다. 뿐만 아니다. 사범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영웅 칭호를 줘서 국제화에 힘쓰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방관 상태에 있다. 그래서 새로운 국기원이 필요하다. 박물관, 경기장,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언제든 누가 오더라도 공부하고 수련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지금의 5배 이상의 규모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1호 법안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다. 태권도 종주국에 걸맞는 제2 국기원 설립을 위해 앞장서는 것은 물론 관련 법안 발의를 통해 지원책도 마련하고 싶다. 우리의 자존심인데 태권도의 성지가 초라하면 되겠는가.”

 

시사위크가 만난 사람들
대한민국을 바꾸는 사람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