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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후보 인터뷰] “호남 민심 되찾을 전략적 선택 필요”
2016. 08. 17 by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여성부분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내고 “양향자를 사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현수 기자>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금배지 대신 색색의 리본이 달렸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은 사드 배치 반대와 세월호 참사 추모를 상징하는 파란리본,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리본 위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기 위해 제작된 나비배지가 반짝였다. 그는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양향자를 사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양향자 위원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여성부분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냈다.

준비는 완료됐다. 정치 신인에 불과하지만 지난 7개월 동안 쉴 틈 없이 정치 현장을 누비며 공부했다. 전국 더불어콘서트로 당에 흥을 불어넣었고, 뉴파티위원회·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으로 당 쇄신에 앞장섰다. 그뿐인가. 비상대책위·선거대책위에 참여해 당의 일꾼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비록 패배했지만 20대 총선에도 뛰어들었다. 양향자 위원장은 “다른 사람들이 몇 년 동안 할 일을 7개월 만에 압축해서 겪었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순간순간 눈시울이 불거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딸을 위해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선거 현장을 뛰어다닌 어머니를 떠올리며, 자신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고 싶은 딸을 생각하며, 무엇보다 학력·지역·성별의 차별을 극복한 자신의 30년 세월을 뒤돌아보며 스스로가 애틋해졌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게 양향자 위원장의 마음이다. 인터뷰는 1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양향자 위원장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전략적인 투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호남 인재를 키우고, 호남 민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 8·27 전당대회를 위한 각 시·도당 대의원대회 및 합동연설회가 벌써 중반으로 향하고 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사실 리우올림픽 영향으로 전대에 관심이 없진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열기가 엄청 뜨겁다. 더욱이 시간이 갈수록 저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처음 도전을 결심했을 때만 해도 현역 의원이 아니라서 어려운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때문에 위축감이 있었지만, 도리어 지금은 자신감이 붙었다.”

- 전날까지 호남권 대의원대회를 다녀왔다. 호남의 지지를 확신하는가.
“양향자 없이는 정권교체가 힘들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제가 호남 출신이기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이다. 저를 영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는가. 저 역시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충분히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혹자는 제가 현역도 아닌 정치 신인이 돌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그 비난을 돌파하고 제 길을 뚜벅뚜벅 가야만 제게 주어진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제는 우리가 대의를 보고, 전략적인 투표를 해야 할 때다. 호남 인재를 키우고, 호남 민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 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 현재 추미애 의원이 유력한 당권주자로 불리고 있다.
“확언할 순 없다. 추미애 의원 뿐 아니라 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의 지지율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 때문에 추미애 의원으로선 방심할 수 없는 상태고, 이종걸 의원으로선 반전을 위해 확실한 노선을 보이고 있다. 그 사이를 비집고 김상곤 전 위원장이 자신의 세를 확장시키고 있다.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 양향자 위원장은 20대 총선에서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상대로 광주 서구을 지역에 뛰어들었으나 패배했다. 하지만 그는 “공부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 추미애 의원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호남 표심이 복잡해졌다. 일각에선 새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설 자리가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위기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새로 구성될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한 명은 들어가야 한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전날 연설에서도 ‘호남 민심을 되찾을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은 양향자’라고 말했는데 호응을 많이 받았다.”

-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여성 영입인사 1호다. 총선 패배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을 텐데,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총선 당시에는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출구조사가 나왔는데, 광주가 초록색으로 덮이더라. 저의 당락보다도 호남을 잃었다는 점에서 가슴 아팠다. 선거 캠프에 있을 수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내가 다음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일을 하기 위해 정치권에 뛰어들었는데 이대로 주저앉아 있어야 하는 걸까. 그때 생각한 게 최고위원이었다.”

- 여성 최고위원 경쟁이 뜨겁다. 당대표 선거보다 더욱 치열하다고 평가할 정도다. 여성 최고위원 경선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내년 대선에서의 역할 아니겠는가. 물론 경쟁 중인 유은혜 의원을 존경한다. 분명 그분의 역할이 있고, 저는 제 역할이 있다. 호남이 어려워서 저를 영입한 게 아닌가. 앞서가고 있는 과학기술을 정치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필요한 게 아닌가. 여성표를 끌어올 수 있는 사람으로 저를 택한 게 아닌가. 지금 저를 사용할 적기다. 당 밖에서, 여성의 모든 삶을 안고 있는 양향자가 더 많이 뛰겠다.”

▲ 양향자 위원장은 내년 대선에서 여성과 호남을 감싸 안을 적임자라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 답게 기업인의 지지율 1% 이상 확보에도 자신했다.

- 경쟁 상대인 유은혜 의원의 장점으로 현역 경험과 외연확대 가능성으로 꼽히고 있다. 양향자 후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유은혜 의원이 잘하리라는 점은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결과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현재 언론에서 말하듯이 여성 최고위원 경선 구도는 운동권 출신의 현역 의원 대 기업인 출신의 원외 인사다. 익숙한 선택을 할 것이냐, 아니면 변화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냐의 문제다. 판단의 기준은 대선 정국에서 여성과 호남을 감싸 안을 적임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여기에 저는 기업까지 아우를 수 있다. 실제 제가 입당한 이후 기업인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향자가 삼성전자 상무직을 내려놓고 ‘왜 정치권에 들어갔을까’, ‘무슨 일을 하려는 걸까’ 의문이 생겼다. 아마 내년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여성, 호남, 기업 각 진영에서 지지율 1%씩만 가져와도 벌써 3%가 상승한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우리 당이 승리를 하지 않겠는가.”

- 원외로서의 한계가 있지 않는가.
“저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도리어 경쟁력은 원외에 있다. 이미 밖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손을 붙잡고 당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외연확대 아닌가. 물론 원내에 있는 현역 의원이 전국여성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그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저도 여성위원장이 최고위원을 겸하고 있지 않았다면 도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 공약에서 당내 모든 조직과 위원회의 남녀동수 구성을 내세웠다. 조직의 변화를 예고한 만큼 진통도 예상된다. 공약 추진을 위한 구체적 대안이 궁금하다.
“여성 진출 비율에 대해 우리가 10년 넘게 30%를 외쳤다. 31%는 안 되고 29%는 안 되나.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남녀의 균형을 맞추려면 50%는 돼야 한다. 그 이후에 50%가 실현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기존대로 30%의 기준을 내세워 이를 지킨다는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접근한다는 얘기다. 접근 자체를 달리해야 30% 이상을 달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목표는 최대치로 잡아야 한다.”

▲ 양향자 위원장은 자신의 한계로 지적되는 원외 활동을 도리어 경쟁력으로 설명했다. 원내에 발이 묶여 있지 않는 그는 24시간 뛰어다닐 각오로 외연 확대에 앞장설 계획이다.

- 30%도 지키기 어려운데 50%가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만하다.
“그게 바로 옛날 생각이라는 것이다. 투쟁해서 쟁취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출발을 달리해보자는 얘기다. 이를 위해선 가장 먼저 전국여성위원회가 한 눈에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디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정책이 나오고 있고 이런 부분들이 자유롭게 공유되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더라. 지금 여성위원회 사이트를 보면 90년대 유행한 다음 카페다. 전날 제가 방문했을 당시 방문수가 저를 포함 6명이고, 마지막 글은 지난달 2일인데 조회수가 없다.

솔직히 처음엔 한숨이 나왔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 제가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 아닌가. 할 일이 눈에 보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게 너무 설렌다. 당내에도 분명 전문가가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을 찾아내고, 각자 자신이 잘하는 일을 맡겨주는 것, 이를 좀 더 체계화할 수 있는 교육과 다음 주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에서도 임원이 되기 전에 육성과정을 거친다. 애사심과 본인의 일에 대한 소명의식, 열정이 중요하다. 그런 사람을 선발해서 다음 주자로 키우는 것, 그런 체계가 우리 당에서부터 나와야 한다. 여성위원회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니 24시간이 부족할 것 같더라. 그래서 원내에 계신 분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 양향자 위원장은 가장 먼저 전국여성위원회 사이트 개편을 예고했다. 현황 파악을 쉽게, 보다 많은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 전국여성위원회 운영에 대한 향후 계획은 어떤가.
“제가 삼성전자 반도체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시작해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팀 상무까지 올랐다. 한 단계씩 성장해 오면서 당시 필요한 체계를 시스템화 했고,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제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부분부터 해결해나갈 것이다. 시스템이 약하다보니 그간 인력에 의지하는 비율이 높았고, 때문에 비용도 많이 발생했다. 시스템을 보완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비용을 줄인 만큼 교육과 개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 같은 생각은 2014년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한 사이버멘토링 대표멘토로 선정돼 활동했을 때부터 줄곧 해왔다. 나름 잘 돼 있다는 여가부의 시스템도 아쉬움이 많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여성을 위한 시스템화 작업이 저의 숙명 같다. 제게도 대학원생의 딸이 있다. 우리 딸들의 미래에 희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여성위원회의 일 아닌가. 자리에 연연하진 않는다. 욕심났다면 삼성 임원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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