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문별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연단에 올라 손을 잡고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추미애 후보를 유력하게 점쳤다. 추미애 후보는 2위인 이종걸 후보를 두 배 이상 차이로 따돌리고 신임 당대표에 선출됐다.

 

추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현장 대의원들의 환호에서 확인됐다. 이종걸, 김상곤 후보에 이어 세 번째로 추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관중석에서는 묵직한 환호성과 갈채가 이어졌다. 특히 추 후보가 큰 목소리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진 마음의 빚, 대선승리로 갚겠다”고 외치자 뜨거운 박수가 나왔다. 문재인과 박지원이 붙어 박빙양상을 보였던 2.8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차이는 명확했다.

◇ 추미애 향한 대의원 함성, 이종걸·김상곤 압도

오히려 재미있었던 것은 부문별 최고위원 경선이었다. 더민주는 지난해 통과된 혁신안에 따라 여성·청년·노인으로 나눠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무엇보다 당락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를 반영하듯 전당대회장 입구에는 후보별 부스에서 열띤 응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견발표에 재미있는 장면도 나왔다. 노인부문 최고위원에 도전한 제정호 후보는 무대에 올라 팔 굽혀펴기 10회 이상을 거뜬히 해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나이를 잊은 강한 체력으로 표심을 호소했다. 45%가 반영되는 대의원 투표가 결정적임에 따라 현장지지를 받기 위해 부심한 결과다. 다만 아쉽게도 노인부문 최고위원은 경쟁자였던 송현섭 후보에게 돌아갔다.

 

▲ 후보자들은 올림픽 체조경기장 입구에 부스를 마련해 입장하는 대의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청년 부문 최고위원 경선은 패기가 돋보였다. 각 후보자들이 정견발표를 할 때마다 객석에서는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연호가 울렸다. 사회를 맡은 기동민 원내대변인이 “후보자 연호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후보자들에게 패널티가 주어질지 모르니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청년 부문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의 연호는 그칠 줄 몰랐다.

 

결과는 김병관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김병관 후보의 최고위원 당선은 주는 의미가 작지 않다. 김병관 후보는 전북 정읍 출신의 성공한 IT 사업가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할 당시 ‘안철수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야권 입장에서 험지인 분당에서 당선돼 관심을 모은 케이스다. 이번 전대를 계기로 더민주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정치인으로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 치열했던 여성부문 최고위원, 권리당원 투표가 당락결정

압권은 여성 부문 최고위원 경선이었다. 양향자 후보와 유은혜 후보가 맞붙었던 여성 최고위원 경선은 예측이 쉽지 않았다. 양 후보 우리사회 여성에 대한 유리천정을 깼다는 점을 강조했고, 유 후보는 오랜 당무경험을 들어 정권교체를 위해 ‘준비된 사람’을 강조했다.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의 선택은 갈렸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권리당원에서 양 후보가 앞서고 있으나, 대의원에서는 조직력이 강한 유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투표결과 대의원 투표에서는 유 후보가 4.75% 포인트 앞섰으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양 후보가 크게 앞서면서 지도부 입성에 성공하게 됐다.

 

▲ 일부 진행상 미숙도 드러냈다.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정견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의원들이 투표를 하기위해 자리를 벗어나 대기하는 모습.

부문별 최고위원 경선이 관심을 모았지만, 진행과정에 일부 미숙함도 지적됐다. 당대표 후보자들의 정견발표가 끝나고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차례가 이어졌으나, 대의원들이 바로 투표장으로 이동하는 등 장내가 어수선해진 것. 여기에 정견발표를 마친 후보자들이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대의원들을 만나러 이동하면서 집중도는 더욱 흐트러졌다. 이에 이재정 원내대변인이 “지지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예정돼 있으니 후보자들은 정해진 자리에 착석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개표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이한철 밴드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가사가 유명한 ‘슈퍼스타’가 연주되자 이번 전당대회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밖에 개표결과발표가 늦어지자 이재정 원내대변인과 양향자 후보, 유은혜 후보, 이동학 후보 등이 더민주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고 지지자들의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 왼쪽부터 이재정 원내대변인, 양향자 후보, 추미애 후보, 이동학 후보, 장경태 후보, 김병관 후보 등이 무대에 올라 더민주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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