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시민들이 TV 모니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발표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의 TK지지율은 10%까지 추락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TK(대구·경북) 장벽’마저 무너졌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지역은 어떤 정치 현안에도 ‘콘크리트’ 지지율을 지키며 견고하게 박근혜 정부를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 이후 TK 지지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다 11월 1주차에는 10%까지 추락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은 4일 박 대통령의 11월 1주차 지지율이 전주 대비 12%p 하락해 역대 최저치인 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IMF 구제금융 사태 당시 기록했던 지지율인 6%보다 1%p 낮은 수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치 IMF 사태”라는 쓴웃음 섞인 농담도 나왔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지지도도 18%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주 지지층이던 TK와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뼈아픈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TK지지율은 지난 2월 62%에서 47%(5월), 46%(10월)에서 11월 1주차에는 30%로 큰 폭 하락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전국지지율은 31%까지 치솟았고 TK지지율도 23%로 새누리당과 격차를 좁혔다.

뿐만 아니다. TK지역에서는 최순실 파문을 규탄하며 박 대통령의 탄핵·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도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북대 교수 88명이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시국선언에 나선데 이어 그 다음날인 28일에는 경북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대구대 교수 100여명은 시국선언문에 서명하고 2일 “국민 앞에, 역사 앞에, 미래 세대에 한없이 부끄러운 일에 대해 박 대통령 등은 마땅히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늦었지만 단호하게 책임을 묻고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2차 대국민담화를 갖고 최순실 파문에 따른 자신의 책임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과에도 TK민심은 쉽게 돌아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국민담화를 지켜본 대구 출신 대학생 A씨는 “부모님이 모두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 투표했는데 최순실 사건이 터진 이후 뉴스를 잘 안 보신다”면서 “믿었던 만큼 대구시민들의 실망이 큰 것 같다. 늦었지만 빨리 사태 수습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7%였다. 기타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