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평 43위의 중견건설기업 아이에스동서가 모바일 버전 홈페이지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온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아이에스동서 모바일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가 된 건 아이에스동서 모바일 버전 홈페이지다. 이 회사는 20일 오전까지 모바일 홈페이지에 본사 위치를 안내하면서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왔다. 그러다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정오쯤 돼서야 부랴부랴 수정 작업을 마친 상태다.

아이에스동서가 일본해 지도를 사용해 온 건 ‘구글 글로벌 버전’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가장 많은 이용자들을 보유한 포털 사이트 구글은 국가별 정서에 맞는 지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이견의 소지가 있는 지명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의 입장을 담아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다.

동해 표기 문제에 있어 구글은 아쉽게도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 표준 격인 ‘글로벌 판(google.com)’은 한반도 동쪽 바다를 가리켜,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부르고 있다. 즉, 구글 글로벌 판을 사용해 온 ‘한국 기업’ 아이에스동서는 지금까지 일본 측의 주장을 따르고 있던 셈이다.

지도 문제와 관련해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홈페이지 지도를 담당하는 업체에서 착오가 있었다. 즉시 수정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아이에스동서 모바일 홈페이지는 현재 동해 표기가 된 '한국판 구글맵'으로 교체된 상태다.

업무상 빚어진 실수라는 회사 측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아이에스동서의 사례는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실수를 빙자해 홈페이지 관리에 소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서다. 국민 정서와 직결된 민감한 사안인 지도 표기가 문제가 될 때마다 기업들은 ‘실수’라는 말을 반복해 왔고, 문제는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됐다.

국내의 번듯한 건설사인 아이에스동서에서 또 다시 일본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업들의 안일한 문제의식을 꼬집는 비판 여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도 표기 논란에 휩싸인 아이에스동서는 부산을 연고로 하는 시평 43위의 중견건설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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