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계열사와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제공한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 < LG그룹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LG그룹이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전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한정판 스피커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시사위크> 취재결과 단독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LG의 창업정신이 담긴 스피커로, LG그룹 입장에선 적잖이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 구인회 창업주 정신 담았는데… 버젓이 매물로

<시사위크> 취재 결과, 27일 한 유명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LG그룹의 한정판 스피커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건의 게시물은 LG그룹의 70주년 창립기념일(27일) 하루 전인 26일에 게재됐으며, 상품의 가격은 10만원~15만원대로 형성됐다.

인터넷에 매물로 나온 LG의 스피커 2대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모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글 외에 구매 의사를 밝힌 게시물도 적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는 판매를 희망하는 댓글이 달려있어 또 다른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실제 27일 오후 8시46분 현재도 ‘LG그룹 한정판 스피커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또 다른 게시글이 게재된 상태다. 향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커보이는 대목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제품은 1959년 LG전자(당시 금성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라디오 ‘A-501’의 모양을 본 땄다. 스피커에는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엠블럼과 금성사의 영문명 ‘Goldstar’ 로고, 샛별 모양의 심벌마크가 새겨졌다. 1958년 금성사를 설립한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이듬해 합리적인 가격의 국산 라디오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로 A-501을 출시했다.

▲ LG그룹의 70주년 스피커를 판매하거나 구매하겠다는 게시글이 게재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회사의 창업정신이 서린 기념품을 판매한 당사자가 LG 임직원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LG 임직원 외에도 일부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도 지급됐다.

다만 LG는 창립 70주년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70주년 기념 스피커는)시중에서 판매되지는 않는다”고 명시한 바 있어 향후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회사 측은 임직원들을 상대로 해당 기념품에 대해 ‘판매금지’ 방침을 권고했다.

한편 거래가 이뤄지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비매품’을 판매한 회원에 대해 30일간 활동을 금지하는 규정을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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