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르포
[현장-세월호 3주기] 문재인, 5년 전 못 지킨 약속 ‘이번엔 반드시’
2017. 04. 14 by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아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더문캠 제공>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서면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아직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오는 16일이면 참사 3주기를 맞지만 나눠야 할 아픔도, 밝혀야 할 진실도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에서 문재인 후보는 촛불민심과 지난 겨울을 함께 보냈다. 그는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와 좌절감을 느낀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고 울부짖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고개가 숙여졌다. 문재인 후보는 자신을 탓했다. 그는 줄곧 “지난 대선 패배로 박근혜 정권을 출범시켰고, 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해왔다. 그만큼 정권교체에 대한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절박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정도였다. 13일 다시 찾은 광화문광장에선 5년 전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떠올렸다. 바로 ‘사람이 먼저’인 세상 만들기다. 나아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게 문재인 후보의 다짐이다.

◇ 세월호 참사 3주기 앞두고 ‘나라다운 나라’ 약속

 

▲ 문재인 후보는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의미로 제작된 ‘생명안전의 눈’ 조형물에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더문캠 제공>

문재인 후보는 이날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준)에서 주최한 ‘안전한 나라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생명안전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에 있다” “사회적 약자가 더 보호받아야 한다” “시민과 노동자의 권리 보장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라는 데 깊은 공감을 표시하며 “국가의 무능 때문에 국민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이 안전을 직접 지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문재인 만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정책을 집행할 준비가 된 후보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랬다. 문재인 후보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관심으로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고민해왔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말리려 광화문광장을 찾았다가 도리어 단식을 함께 하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던 그다. 세월호 인양이 시작되자 대선 출마 선언을 연기하며 무사 인양을 기원했고, 경선 승리 이후 첫 지역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세월호 육상거치 현황을 점검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수습자들이 하루빨리 가족들 품에 돌아가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면서 “세월호에 대한 진상규명이 빨리 이뤄져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이후 방문한 데 대해 “마음과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는 차원”으로 설명했다.

세월호 추모곡 ‘그리움을 만진다’ 뮤직비디오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참여는 추모곡을 작곡한 김형석 씨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때 애써 눈물을 참던 문재인 후보가 세월호 분향소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참혹한 사건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사과와 다짐의 말들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후보는 “내 딸의 이름과 똑같은 아이가 둘이나 그 배에 타고 있었다”면서 “세월호 참사는 내 아이들의 죽음같이 느껴진 비극이었다”고 가슴아파했다.

▲ 문재인 후보는 세월호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속죄하는 길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나라, 국민의 생명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문캠 제공>

◇ “새로운 대한민국, 세월호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길”

문재인 후보는 이날 약속식을 진행하기 전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분향소를 들러 헌화와 분향을 마쳤다. 이어 유가족들에게 엽서를 보낼 수 있는 창구에서 ‘주현엄마’ 김정해 씨에게 “사람이 먼저인 안전한 세상 꼭 만들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의미로 제작된 ‘생명안전의 눈’ 조형물에는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고 적었다. 문재인 후보는 주최 측에서 제안한 약속문에 서명을 한 뒤 유가족과 시민 대표로 참석한 ‘창현엄마’ 최순화 씨에게 전달했다.

최씨는 문재인 후보에게 두 가지를 부탁했다. 돈보다는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는 정부를 만들어달라는 것과 촛불집회에서 분출된 국민의 목소리와 광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약속의 의미가 있고, 유가족의 한이 풀릴 것 같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나라, 국민의 생명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나라”라면서 “그 일을 반드시 해내는 것이 세월호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속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다. 문재인 후보는 세월호 침몰 사고 외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도 새 정부의 과제로 밝혔다. 정확한 진상, 책임소재, 은폐시도 등 “감춰진 것들을 밝혀내고 그에 대해 합당하고 엄정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생명안전 사회로 나아가는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에서 6년 가까이 근무한 뒤 뇌종양 판정을 받은 한혜경 씨의 어머니가 호소하자 “정권교체가 되면 정부가 나서 챙기겠다. 삼성과 반올림 간 대화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사위크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