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도 실리도 실현가능성도 없는 3자 단일화…전문가 한 목소리
“반문연대 정치공학 성격 짙어 국민동의 받기 어려워”
“투표일까지 합리적 정책 검증에 집중하는 게 도리”

▲ 사진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이 유승민 후보.<뉴시스>

안철수 유승민 홍준표 등 3자 후보 단일화론이 재점화 된 25일. 후보 연대를 제안한 바른정당, 이를 받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단일화 의제를 놓고 종일 혼선을 거듭했다. 각 당은 누구와 힘을 합칠지 등 연대의 대상과 범위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세 정당 내부에서도 단일화의 불가피성과 절대불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분위기였다. 

“문재인은 안 된다”는 세 당의 공통된 정서에도 불구하고 반문연대로 규정된 3자 후보단일화가 이렇게 찬반으로 갈리는 이유는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세 후보가 선거 막판 손을 잡는다는 게 어색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 연대 등 협치를 한 경험이 없는 세 당이 문재인 반대정서가 깔린 정치 공학적 단일화를 추진하는 순간, 의도와 달리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 관측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 단일화는 여론이나 시대적 요구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정서가 사회적으로 여론화돼 있지 않다”면서 “(3자 단일화는)사상 유례가 없다. 어떤 후보를 놓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합친다는 건 명분이 약하다”고 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3자 단일화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용인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런 정서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반문재인 전선을 더 키우자 이렇게 가서는 국민들로 하여금 동의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단일화는 이념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지역적으로 영남과 호남이 결합한다는 의미를 띠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이 이질적 요소가 2주 남은 투표일까지 화학적으로 결합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호남이 지지기반인 안철수 후보 측이 보수하고 단일화를 하면 중도와 진보, 호남표 이탈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명분도 약한데 실리적 측면에서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효과를 극대하기 위해서는 투표용지 인쇄가 예정된 30일 전에 해야 하는데, 남은 5일 내에 가능하겠느냐. 시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단일화 제안은 명분과 실리가 없고 현실가능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세 정당이 남은 대선 기간 동안 단일화에 매몰되기 보다는 합리적 정책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교수는 “이번 대선은 민심에 의해 조기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남은 기간에는 미래를 얘기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적폐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에 대한 혁신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했고, 이 교수는 “유권자들이 과거를 심판하고 원하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후보자 간 생산적 정책 검증과 토론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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