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황금연휴 기간, 대부분의 게임사가 법정공휴일 수준에서 연휴를 즐길 전망이다.<픽사베이>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최장 11일에 달하는 5월 ‘황금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대선 등 줄줄이 휴무일이 근로자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고강도 근로환경 이슈로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게임업계의 황금연휴 단상을 들여다봤다.

 

◇ 징검다리 연휴 ‘정상근무’… 특정 부서는 빨간날도

게임업체들이 몰려있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와 판교 테크로밸리. 다음 달 황금연휴에도 이 두 곳은 종사자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질 전망이다. 법정공휴일은 대부분의 게임사가 일괄적으로 휴가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평일은 정상출근을 예고했다.

상위 게임사 한 곳은 “빨간날, 근로자의 날, 대선 날은 다 쉬지만 그 외 징검다리 휴일로 껴 있는 2일, 4일, 8일은 집단 휴가날로 지정되진 않았다”며 “평소대로 정상출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4일 하루, 혹은 2일과 4일 이틀을 집단 휴가일로 지정한 곳도 있었다. 또 다른 게임사는 “직원들의 리프레시를 위해 모든 직원이 공동연차 식으로 해당 날짜에 휴가를 내도록 권고했다”며 “부득이하게 근무해야 하는 직원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 내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평일뿐만 아니라 법정공휴일에도 부서별 차이가 있었다. ‘서버관리 부서’ ‘모니터링 부서’ 등 특정부서는 빨간날에도 정상 근무한다. 게임업의 특성상 유저들을 위해 24시간 운영체제로 가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3교대 및 당직 등 순환근무가 평소와 다름없이 이어진다.

이 날 출근한 종사자에게는 다른 날 대체휴일이 부과된다. 휴일 교통비 명목의 수당을 지급하는 곳도 있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상위 게임사 관계자는 “빨간날 회사 전체가 순수하게 쉴 수 있도록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24시간 돌아가는 게임 특성 상 모니터링 등은 항시 필요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알림이 뜨는 식으로 투입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대목 아쉽지만… 몸 사리는 게임업계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사용은 개인의 재량에 맡겨졌다. 회사의 방침은 팀별, 직원별로 쉬도록 권장하는 수준에 그쳤다. 휴가계를 내면 부서장 승인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 없게끔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목’으로 통하는 연휴장사를 놓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연휴 때는 여가를 게임으로 즐기려는 이용자들로 평소보다 유저 유입량이 많아진다. 고객을 잡기 위한 특별 이벤트 등이 앞 다퉈 시작돼 업계 종사자들은 긴장모드에 돌입해야 한다.

업계 한 종사자는 “이번 연휴는 설날 등 명절과 성격이 다르고, 키워드를 잡기도 애매해 따로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진 않는다”며 “다만, 연휴 전후로 다수의 신작이 발표되면서 해당 팀의 직원들은 안정적 서비스에 전력 매진해야 하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팀도 징검다리 휴일에 연차를 내기가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게임업계는 작년부터 과도한 업무강도 문제로 수차례 사회적 질타를 받았다. 이에 최근 고용노동부의 집중 근로감독을 받고, 자체적으로 개선안을 도입하는 등 변혁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위메이드아이오가 8개월에 달하는 크런치모드를 공지해 논란에 다시 불씨가 붙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게임업계 노동환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며 “다들 쉬쉬하긴 하지만, 이번 위메이드 사태를 보면서 아무래도 다들 해당 이슈에 엮이지 않으려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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