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봉하=권정두 기자] “매년 이맘때 한 번씩 찾아오는데,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뒤라 제일 좋은 마음으로 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이후 첫 주말인 27일, 봉하마을을 찾은 한 시민의 말이다.
이날 봉하마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앞서 지난 23일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8주기 추모식이 열린 바 있다.
날씨는 화창했고, 하늘은 푸르렀다. 완연한 초여름날씨였다. 봉하마을 주차장은 일찌감치 꽉 들어찼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인근 도로는 주차된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섰다. 낮부터는 진입로에서도 정체가 빚어지기 시작했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이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당선됐기 때문이다. 봉하마을로 향하는 길목엔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노무현의 이름으로 축하드립니다’ 등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또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한켠엔 ‘문재인 대통령’이라 적힌 근조화환이 놓여있었다.
시민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기념관 등을 둘러보고, 묘역에 참배했다. 8주기를 맞아 특별히 진행 중인 ‘대통령의 집 특별관람’은 선착순 인원이 마감돼 최소 2~3시간은 기다려야 했다.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버스를 타고 단체로 이곳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 당원들과 함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부산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는 김지찬(36) 씨는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 한 번 와보게 됐다”며 “처음 와봤는데, 진작 와볼걸 하는 후회가 될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동창 친구들과 통영으로 여행을 가는 길에 들렀다는 이윤성(45) 씨도 “얼마 전이 8주기이기도 해서 들러보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잘해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9년 만의 정권교체와 함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를 맞은 봉하마을은 그 어느 날보다 찬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