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욱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보수정당으로서 경쟁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차기 한국당 당대표가 된다면 '홍준표 대 지상욱'으로 대선 시즌 2로 겨뤄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고 ‘늘 푸르름’으로 당당하게 할 말 하는 초선 의원이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이다. 지상욱 의원은 바른정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상욱 의원의 부인 심은하 씨는 당대표 출마에 ‘기왕 나갔으니 우리 신경쓰지 말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상욱 의원은 바른정당 창당 당시 국민들이 ‘새로운 보수’를 기대했지만, 이에 부합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아내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외당협위원장과 당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하나의 축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당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당을 화끈하게 변신시키기 위해 한 몸 바쳐 뛰겠다고 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 의원과의 <시사위크> 인터뷰는 16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바른정당의 당대표로 지상욱을 뽑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은 당이 위기다. 그동안 많은 훌륭한 선배 의원들이 노력했음에도 기성정치에 물들어 왔다. ‘기성정치’라는 관습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당을 바꾼다고 한들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지 않는다.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바른정당 창당 당시 사람들은 ‘새로운 보수’에 기대했고 환호했다. 지지율은 20%대로 당시 자유한국당은 7~8%대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을 꺾고 보수의 본류로 올라설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다 잃어버렸다. 이후 당 지지율이 3~4%대까지 떨어지고,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도 1%대 지지율을 면치 못하는 등 힘든 시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창당 당시 20%대까지 지지율이 올랐던 바른정당이 3~4%까지 곤두박질 칠 때까지 너무 옛날 방식으로 국민에게 다가갔고 안주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유승민 당시 대선후보는 6.76%의 득표율로 19대 대선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금이 당을 바꿀 때다. 바른정당이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당 시스템·정당정책·인력 수급·내년도 지방선거 공천 문제 등 국민들의 요구가 있으면 다 바꿔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알아서 ‘이렇게 되면 해 볼만 하구나’ 하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저는 유승민 후보 유세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득표율 향상에 노력했다. 또 초선 의원으로서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고 파격의 미(美)를 이룰 수 있는 당대표 후보라고 자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욱이 당대표로 선출되면 ‘창조적 파괴’로 당을 변화시킬 수 있다.”

▲ 지상욱 의원은 "지금은 당이 위기"라며 "기성정치라는 관습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당을 바꾼다 했을 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당대표 경선 경쟁에 가장 늦게 뛰어든 이유가 있는가.
“당대표 경선 후보로 나온 분들이 제게 출마를 권유했다. 하지만 대선 정국에서 유승민 후보와 같은 일정으로 활동했고, 이 과정에서 제 지역구인 중구·성동구를 잘 돌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족과의 시간도 거의 보내지 못했다. 대변인단에 공보단, 후보 메시지까지 총괄한 탓에 대선 직후 거의 탈진 상태였다. 결국 사람이 쉬어야 다시 에너지가 창출되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으니까 당대표 경선보다 쉬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비공개 회의에서 한 의원이 '4명 뽑는데 3명 나오면 망조(亡兆) 아니냐'고 발언한 것에 충격받은 게 직접적인 이유다. 항상 제가 소속된 조직을 위해 몸을 던져왔고 결실도 봤다. 2003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만난 이래 2007년 대선과 2010년 지방선거 등에서 당을 위해 희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새누리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초선 의원인 제가 외쳤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당이 잘못하면 망한다’는 위기의식에 뒤늦게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바꿨다.”

-당대표 경선 출마 결심을 유승민 의원에게 말했을 때 ‘덤덤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는데, 아내인 심은하 씨는 어떤 반응이었나.
“아내가 처음에는 다소 걱정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기왕 나갔으니까 우리 신경쓰지 말라’며 저를 격려해줬다. 대선 당시 아내는 남편 얼굴을 거의 못 봤고, 자녀들도 한창 아빠 품이 그리울 때라 ‘아빠랑 놀고 싶다’는 마음을 잘 참아줬다. 이제 대선이 끝났으니까 지금 쯤은 자녀들과 함께 놀아줘야 하는데, 아빠가 당대표 선거에 나가게 됐으니까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 지상욱 의원은 "바른정당을 바꾸고 싶다"며 국회의원 보좌진협의회 회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경희 기자>


-‘당을 바꾸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가.
“바른정당을 바꾸고 싶다. 당 소속 국회의원 20명 가운데 최고위원이 9명이다. 당 사무총장·수석대변인·원내대변인 등 당무직까지 포함하면 소속 국회의원이 거의 다 참여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의사 결정이 늦어질 수 있고, 국회의원 1명이 여러 당직을 맡게 돼 원외에 계신 훌륭한 분들이 배제될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헌당규상 원칙을 세워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빠르게 치고 갈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원외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꿈·열정·능력’ 이 세 가지를 갖고 나이나 선수에 상관없이 파격적인 인사를 할 예정이다. 또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협의회 회장은 비례대표 당선 가능한 순번에 넣어 기회도 줄 계획이다.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당 사무처 당직자·국회의원 보좌진 등 당을 구성하는 4개의 축이 하나로 되게끔 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건 제가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원 보좌진협의회 회장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면,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을 총선에서 당선시키기 위해 열심히 뛸 것이다. 또 바른정당의 득표율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활약할 것이다. 의원 보좌진의 역할은 정말 크다.”

▲ 지상욱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보수정당으로서 경쟁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차기 한국당 당대표가 된다면 '홍준표 대 지상욱'으로 대선 시즌 2로 겨뤄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보수정당으로서 자유한국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
“자유한국당과 보수정당으로서 경쟁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현재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두고 경쟁자가 여럿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경쟁자 가운데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경쟁 후보와 비교해 다소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대선 때 홍준표 전 지사와 치열한 공방을 벌인 적이 있다. 홍준표 전 지사로 인해 보수진영이 소멸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그런 이유로 지난 대선 시즌 2로 ‘홍준표 대 지상욱’으로 한번 겨뤄보려 한다.

또 ‘늘 푸르름은 추운 겨울에 도드라진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새로운 보수의 길에 정체성을 갖고 나아가겠다.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 잘한다’면서 따라하면 우리 바른정당이 보수정당의 한 축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다면 구태한 수구보수 정당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원과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바른정당은 바뀌어야 한다. 그동안 해왔던 기존의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 항상 어려울 때 나서서 성과를 낸 지상욱. 조직을 위해 계산하지 않고 뜨거운 가슴으로 몸까지 던져 결실을 이뤄낸 지상욱이다. ‘아내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서’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게 당 화합에도 중요한 동력이 된다. 화합은 당세가 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여론이 오를 때 당연히 쫓아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당 개혁이 이뤄진다면 바른정당은 다시 창대해질 수 있다. 저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개혁’을 할 수 있는 당대표 후보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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