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박람회 첫날부터 ‘구직 열기’ 후끈
국민은행 주최로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2홀에서 22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KB굿잡취업박람회’는 첫날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10대 고등학생, 대학 졸업 예정자, 군인, 30~50대 구직자까지.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특히 교복 차림을 한 10대 고등학생들의 무리가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고등학교 1학생부터 졸업을 앞두고 있는 3학년까지. 일찍감치 사회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바람은 하나로 모아졌다. 전라도 군산에서 올라온 고등학교 2학년생인 양은서(17) 양과 이자은(17) 양은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바로 준비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고졸 채용을 지금보다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같은 바람은 새 정부에 바라는 청년고용정책을 적어 포스트잇을 붙이는 행사에서도 엿보였다. “고졸 채용 늘리고 학력이 아닌 실무 능력으로 채용 바랍니다” “고등학교 취업 강의가 늘었으면 좋겠다” “고졸, 대졸 차별 없는 동등한 일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 고졸 채용 확대을 바라는 메시지가 다수 포착됐다.
이 때문일까. 이번 박람회에서는 고졸 채용 확대에 부쩍 신경을 쓰는 기업들이 많았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고졸 채용자도 적극 늘릴 계획”이라며 “중간에 군복무를 한 뒤 복귀하더라도 곤란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가벼운 표정으로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는 10대 고등학생 달리, 20대 청년 구직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짙게 배어있었다. 꼼꼼하게 채용 공고를 살피거나 검은 정장 차림을 한 채 초조하게 면접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한 20대 여성은 “오늘 3차례의 현장 면접을 봤는데,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왔다”며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KB국민은행 ‘현장면접관’에도 긴장된 표정의 20대 청년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박람회를 통해 총 600명의 인원을 뽑아 하반기 공채 시 서류전형을 면제해줄 방침이다.
취업 정보를 찾는 30~50대 구직자들도 적지 않았다. 관리직을 희망하고 있는 정모(47·여) 씨는 “한 직장에만 20년 넘게 다녀서 채용 박람회는 처음이다”라며 “인터넷으로만 구직 정보를 찾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다만 40대 여성을 뽑는 곳이 많을지 모르겠다. 채용 정보가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과 부대행사로 '눈도장'
또 전역을 앞둔 군인들도 박람회장을 가득 메웠다. 기업 채용 정보가 담긴 팸플릿을 꼼꼼히 살피거나 직접 부스에 앉아 면접 상담을 받는 이들도 많았다. 원하는 구직 정보를 찾지 못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이도 있었다. 20대 군인은 “유통이나 물류 관리직종을 찾고 있는데, 생산직군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구직 스트레스를 달래주는 다양한 부대행사에 대한 호응도 높았다. 특히 재미로 보는 취업운세을 볼 수 있는 ‘취업타로관’과 참가자 개인의 특징을 커리커쳐로 제작해 무료로 제공하는 ‘이미지커리커쳐’ 등에 구직자들의 열띤 참여가 이어졌다.
또 정부의 청년고용정책 홍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긴 줄을 서는 풍경도 연출됐다. 고등학교생 김모(18) 양은 “전에 가본 취업박람회는 부스만 쭉 나열돼 있어 딱딱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박람회는 다양한 체험 행사와 편의시설이 많아 재밌게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