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4 렉스턴이 생산되는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2공장이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쌍용차 제공>

[시사위크|평택=권정두 기자] 쌍용자동차의 최근 행보를 가장 간결하면서도 또렷하게 표현해주는 단어는 ‘부활’이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09년 파국을 맞았던 쌍용차는 2015년 티볼리와 함께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소형 SUV 시장을 점령한 티볼리는 현재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쌍용차의 경영지표를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려놓았다.

티볼리로 건강을 되찾은 쌍용차는 다음주자로 G4 렉스턴을 올해 출시했다. 티볼리와는 체급부터 다른 프리미엄 대형 SUV다. 티볼리의 성공을 생각하면 조금은 의외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쌍용차에게 G4 렉스턴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담긴 신차였고, 그만큼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그 특별한 의미는 SUV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이다.

G4 렉스턴은 지난 5월 출시 이후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쌍용차 제공>

◇ 불꽃 튀는 생산라인, 웃음 짓는 쌍용차 구성원들

28일, 쌍용차는 G4 렉스턴 출시를 기념해 기자단 초청 생산라인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쌍용차 관계자들은 최근의 회사 분위기를 보여주듯 대체로 밝은 표정과 활기찬 모습이었다.

공장 현황 및 G4 렉스턴 생산공정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가 속한 조는 우선 차체2공장을 둘러봤다. 2004년 7월에 조성된 차체2공장은 카이런, 액티언 등이 생산된 곳이며, 현재는 코란도 스포츠와 G4 렉스턴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쌍용차가 출시를 준비 중인 프로젝트명 ‘Q200’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성형을 마친 각 부분들을 용접해 차체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자동차의 전체적인 틀을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눈길을 끈 것은 대부분의 공정을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용접은 100%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선 1시간당 22대의 차체가 완성되는데, 근무자는 19명뿐이었다. 각 공정별로 배치된 로봇들은 사람 대신 분주히 움직이며 구석구석 용접을 했다. 끊임없이 튀는 용접불꽃은 G4 렉스턴을 향한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다.

이어 조립3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뼈대뿐이던 자동차에 심장과도 같은 엔진을 달고, 사람이 앉을 시트도 장착하고, 내부등 같은 세세한 인테리어도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배치된 근무자들이 각자 맡은 부품을 분주히 조립했다. 한쪽 끝에선 마침내 완성된 G4 렉스턴이 엔진의 힘으로 바퀴를 굴리고 나와 각종 테스트를 받고 있었다.

쌍용차 생산직 근무자들은 G4 렉스턴의 높은 품질 및 완성도를 자부했다. <쌍용차 제공>

◇ G4 렉스턴은 자존심의 회복… “SUV 명가는 쌍용차”

8년여 전, 전쟁터나 다름없었던 쌍용차 평택공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가 넘쳤고, 열기가 뜨거웠다. 공교롭게도 이날 브리핑이 진행된 교육장은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화재로 완전히 소실된 곳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날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쌍용차의 구성원들은 G4 렉스턴을 이야기하며 모두 ‘자존심의 회복’을 언급했다. 현장에서 만난 생산근무자는 물론, 쌍용차의 생산 전반을 책임지는 송승기 생산본부장도 마찬가지였다. G4 렉스턴의 성공을 염원하는 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송승기 본부장은 “작지만 강한 SUV 회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프리미엄 SUV 부문에서 모하비에 빼앗겼던 위상을 G4 렉스턴으로 되찾아온다는 것은 우리에게 상당한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과거의 상처는 많이 아물었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한 동료들이 있다. 티볼리의 성공으로 일부 복직이 이뤄졌으나, 여전히 남아있는 동료들도 함께 일하기 위해선 G4 렉스턴의 성공이 필수적이다. 조립3공장의 한 근무자는 “일이 더 많아져서 잔업과 특근도 늘고, 아직 밖에 있는 동료들도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쌍용차 구성원들이 그저 막연하게 G4 렉스턴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G4 렉스턴의 완성도를 자부한다. 디자인부터 안전성과 각종 첨단사양에 이르기까지, 쌍용차의 ‘SUV 명가 회복’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G4 렉스턴의 생산공정은 발전과 도약을 향한 쌍용차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준다. 제 아무리 멋있고 성능이 좋은 자동차라 한들, 생산공정이 엉망이라면 상품성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그 점에 있어 쌍용차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생산공정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G4 렉스턴의 품질과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티볼리가 쌍용차 부활을 위한 계단이었다면, G4 렉스턴은 엘리베이터다. 단순히 실적이나 경영지표를 넘어, 무너졌던 ‘자존심’까지 다시 세울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G4 렉스턴 생산라인에서는 G4 렉스턴을 향한 자신감은 물론, 묘한 설렘과 흥분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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