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비교해 이례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가능>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에 따르면, 지지율은 78%에 달했다. 집권 1년차 1분기 종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81%로,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지지율은 취임 초부터 이어졌다. 한국갤럽 조사를 살펴보면, 취임 직후인 5월 3주 87%를 찍었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4주차 88%까지 치솟았다. 리얼미터의 조사에서도 81.6%(5월 3주)를 시작으로 84.1%(5월 4주)까지 올랐다.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최저임금인상’ 등 정책행보에 개인의 소탈한 이미지까지 더해졌던 것이 주효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가능>

◇ 안보·인사 변수로 지지율 ‘자연하락’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촛불시민들의 기대감이 투영된 측면도 크다. 탄핵정국 당시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탄핵에 찬성했던 여론이 80% 안팎으로 형성됐었다. 취임 초기 이 여론이 그대로 문 대통령의 지지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적게는 15%, 많게는 20% 포인트 이상 높다”며 “탄핵국면이라는 배경함수가 만들어져 있어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있고, 역대 대통령들에게는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소통행보와 탈권위적인 면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아픔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물론 인사문제와 안보문제로 인한 지지율 하락은 있었다. 실제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던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지지율 하락이 있었는데, 5월 4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88%였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6월 들어 4% 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시기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1% 포인트 빠졌다. 무엇보다 북한이 두 차례 ICBM급 미사일 도발을 했을 때도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 초 80% 이상이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70% 초중반으로 내려앉은 형국이다.

이에 대해 배종찬 본부장은 “안보와 북한 변수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높은 점수를 줬던 계층이 중도층과 가정주부들인데 이들은 ‘안정희구성향’이 강하다”며 “북한 안보이슈로 인한 불안감 상승은 하방경직성을 만드는 요인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이례적 고공행진 원인은 ‘적폐청산’ 기조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하락요인에 더해 취임 초 형성됐던 기대감이 희석됨에 따라 대통령 지지율은 자연 하락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안하더라도 낙폭이 작다는 얘기다. ‘적폐청산’ 기조 아래 실시되고 있는 각종 정책들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전후 지지율과 비교하면 자명하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전후 G20 정상회의 참석 등 안보이슈로 상승했던 게 50% 초반이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쇠고기 파동으로 20% 초반까지 떨어졌었다”며 “(문 대통령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순정 실장은 “어느 정권에서도 초기 인수위 과정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공통적인 하락 요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정도라고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특정현안에서 반대하는 층이 있을 수 있다. 개혁추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반대자들이 조금씩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본부장은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로 경제·안보·공공개혁인데, 지금의 적폐청산 기조가 공공개혁과 관계가 깊다. 개혁에 의지를 높이고 촛불민심을 이어가고 있는 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20~40대 사이에서는 ‘적폐청산’ 4글자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이 진보층과 중도층을 지배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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