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은 올 시즌 포수들 중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 중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야구는 ‘멈춤’이 많은 스포츠다. 축구나 농구가 거의 시종일관 인 플레이 상황인데 반해, 야구는 ‘볼 인 플레이’와 ‘볼 데드’가 계속해서 반복된다.

야구를 보다보면 안타를 친 타자가 베이스를 벗어나 보호장구를 떼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바로 이때가 볼 데드 상황이다. 이때는 수비수가 태그를 해도 아웃이 인정되지 않는다. 만약 심판이 타임을 선언하기 전, 즉 볼 데드가 인정되기 전 베이스를 벗어난다면 태그아웃 될 수 있다.

하지만 야구 역시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볼 인 플레이 상황에서 여러 작전과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도루다. 도루는 투수가 투구를 하는 사이 주자가 다음 베이스를 훔치는 ‘합법적 도둑질’이다. 도루는 대체로 발 빠른 선수들이 자주 시도하고 성공하지만,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투수의 투구 타이밍과 구질 등을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투수는 견제를 통해 주자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 또는 포수의 정확한 송구가 주자의 도루를 저지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투수 및 포수와 주자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 같은 도루를 거의 시도하지 않는 선수도 많다. 주로 발이 느린 ‘거포형 타자’가 그렇다. 발이 느리면 제 아무리 좋은 타이밍을 잡아도 도루 성공이 쉽지 않다.

도루를 저지하는 역할을 하는 포수들도 대부분 도루를 잘 하지 않는다. 발이 빠르지 않은 경우가 많은 뿐 아니라, 체력적 부담과 부상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포수는 도루 자체보단 도루저지율이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 하지만 포수가 아예 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예상치 못한 포수의 도루 성공이 상대 투수와 포수, 그리고 수비진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올해의 ‘포수 도루왕’은 누가 될까? 시즌 막판을 향해 가고 있는 현재, 1위는 삼성 라이온즈 이지영이다. 105경기에서 7번 도루를 시도해 4번 성공했다. 성공률은 57.1%다. 포수 중엔 1위지만, 전체 선수 중엔 공동 48위에 해당한다.

2위는 기아 타이거즈의 김민식으로 112경기에서 5번 도루를 시도해 3번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의 박세혁과 넥센 히어로즈의 박동원, LG 트윈스의 유강남 등은 2번 성공했고, 두산 양의지, 한화 이글스 차일목, 롯데 자이언츠 김사훈 등은 단 1번 성공했다. 1경기 이상 출전한 나머지 29명의 포수는 올 시즌 도루 성공이 없다.

성공률이 가장 높은 포수는 유강남과 김사훈이었다. 유강남은 2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고, 김사훈은 단 한 번의 도루 시도를 성공으로 만들었다. 반면, kt 위즈의 장성우는 4번 시도해 모두 실패하고 말았고, 같은 팀 이해창 역시 3번 모두 실패했다. 롯데 강민호도 2번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NC 다이노스 김태군, SK 와이번스 이재원, 한화 최재훈 등도 1번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 포수 도루왕은 강민호였다. 올해는 2번 모두 실패했지만, 지난해엔 4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2위는 이지영과 박동원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와 올해는 다소 잠잠하지만, 양의지도 단골 포수 도루왕이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포수 도루왕을 차지했다.

도루에 일가견이 있는 포수로는 홍성흔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포수 포지션으로 활약했던 2000년과 2004년 한 시즌 10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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