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위기에 맞닥뜨리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축구강국을 꼽을 때, 브라질과 함께 결코 빠질 수 없는 이름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등 전설적인 축구선수들의 조국인 아르헨티나.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

전 세계엔 아직 월드컵 본선에 단 한 번도 나가지 못한 나라가 많지만, 아르헨티나는 반대다. 월드컵에 아르헨티나가 없는 게 더 어색하다. 우리나라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도 대단한 일이지만, 아르헨티나는 벌써 11회 연속 진출 중이다.

이 아르헨티나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다?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 말이 조금씩 더 ‘실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지역 최종예선은 현재 각 국가별로 16경기를 치렀으며, 이제 2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4위까지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5위는 오세아니아 지역 1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1위 브라질은 현재 승점 37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위 우루과이도 승점 27점으로 완전하진 않지만 비교적 안정권에 있다. 콜롬비아는 승점 26점으로 우루과이를 바싹 뒤쫓는 중이다.

아르헨티나는? 아직 한 국가를 더 지나야 한다. 페루가 승점 24점으로 본선 진행 마지노선을 지키고 있다. 아르헨티나 역시 승점이 24점이고 골득실도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렸다.

그 아래도 촘촘하다. 칠레가 승점 23점으로 6위, 파라과이가 승점 21점으로 7위, 에콰도르가 승점 20점으로 8위다. 9위 볼리비아와 10위 베네수엘라만 제외하면 아직까지 모두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본선 진출 가능성이 실패 가능성보다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 꼴찌 베네수엘라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덜미를 잡혔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9위 볼리비아에게는 0-2 패배의 일격을 당했다. 만약 순위표 가장 아래 있는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를 가뿐히 제압했다면,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를 넘어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남은 상대다. 마지막 2경기에서 페루와 에콰도르를 상대한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이 두 나라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에콰도르에게는 0-2로 패했고, 페루와는 2-2로 비겼다. 두 나라 모두 동기부여도 뚜렷하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가장 까다로운 상대만 남아있는 셈이다.

과거의 위상을 잃고 최종예선에서 쩔쩔매는 모습은 무척 낯이 익다. 최근 간신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우리나라와 닮은꼴이다.

아르헨티나 없는 월드컵, 더 나아가 메시 없는 월드컵이 과연 실화로 다가올까. 아니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머쓱하게나마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게 될까. 결과는 10월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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