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은 올해 여러 악재가 겹치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는 크게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로 나뉜다. 현대·기아차가 ‘골리앗’이라면, 나머지 셋은 ‘언더독’이라 불린다. 그만큼 규모나 실적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년 간 ‘언더독 삼총사’는 적극적인 신차 출시 및 마케팅으로 현대·기아차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현대·기아차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던 기세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매서운 역공을 받고 있다. 지난해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언더독 삼총사의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 역대 최대 실적 기록한 지난해, 올해는 ‘내리막길’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역대 최다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록 갈망하던 두 자릿수 점유율은 아쉽게 놓쳤지만, 의미 있는 성적표였다.

한국지엠을 이끈 것은 스파크와 신형 말리부였다. 스파크는 숙적 기아차 모닝을 제치고 처음으로 경차 1위에 올랐다. 파격적인 가격 할인 공세 등이 주효한 결과였다. 신형 말리부 역시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에 맞서 선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스파크는 신형 모닝의 등장에 다시 예전의 자리로 돌아갔다. 지난해에는 8월까지 5만2,355대의 놀라운 판매 기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3만2,196대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모닝은 4만7,993대로 앞서가고 있다.

말리부는 K5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8월까지 말리부는 2만4,519대, K5는 2만5,145대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출시 당시 제임스김 전 사장은 “동급 1위”를 말했지만, 다시 동급 꼴찌로 내려앉게 된 것이다.

신차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크루즈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크루즈는 정식 출시 전부터 가격 논란과 결함 발견으로 논란에 휩싸이더니 구형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임팔라는 역대 최저 실적을 계속해서 경신하며 끝 모를 추락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지엠의 8월까지 내수시장 누적실적은 9만3,513대.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3,912대에 비해 17.9% 떨어졌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지엠은 극심한 노사갈등도 겪고 있다.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끊이지 않는 철수설로 인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통상임금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수장이 교체되는 혼란도 겪었다. 지난해 선임된 제임스김 사장이 물러나고 최근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이 부임했다. 그가 추락하는 한국지엠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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