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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주권 전쟁②] 중국, 2026년 세계 곡물수입량 30% 차지… '세계의 재앙' 경고
2017. 09. 18 by 정계성 기자 under74@sisaweek.com
OECD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1억1000만톤의 곡물을 수입했다. 2026년에는 더 많은 곡물을 수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7 OECD 식량 생산 및 무역전망>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중국 저가 농산물의 국내시장 공세로 오인하기 쉽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식량 수입국이다. 쌀과 밀 등 곡물류 생산량이 세계 수위에 꼽히지만, 13억 인구가 먹어치우는 양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구는 2030년까지 증가하는 반면, 경지면적은 줄어들고 있어 식량 수급 문제가 중국의 중요현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실제 중국은 넓은 영토에도 불구하고 1인당 경작가능 면적은 그리 넓지 않다. 월드뱅크의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경작가능 면적은 105만9,000㎢로 인구수로 나눴을 경우 0.08헥타르다. 이는 미국(0.48ha), 러시아(0.86ha) 등 주요 경쟁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평균(0.20ha)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 중국, 전 세계 곡물수입량 30% 차지

따라서 중국은 곡물류를 비롯해 농산물 수입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1990년대 초반까지 800여 톤의 곡물을 수출했던 중국은 90년대 후반부터 곡물수입국으로 전환됐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약 1억1,040만 톤의 밀·옥수수·대두 등의 곡물을 수입했다. 또한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어 2026년에는 1억4,400여 톤의 곡물을 수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세계 곡물수입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당시 중국의 식량수요 급증이 전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곡물뿐만 아니라 중국의 육류소비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2016년 기준, 중국은 쇠고기(53만t)와 돼지고기(100만t)를 비롯해 닭고기(6만t)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최근 증가하는 유제품 소비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 중국 내 자급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측되나 쇠고기와 유제품은 2026년까지 수입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원인은 기후변화 및 도시화에 따른 경지면적 축소와 중국인의 소비패턴 변화로 분석된다. 곡물소비의 비중이 다소 줄은 반면 육류와 유제품, 과일과 채소 등의 소비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1인당 곡물 소비비중은 다소 줄었으나, 2030년까지 인구가 증가할 예정이어서 곡물의 전체적인 소비량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 ‘일대일로’에 담긴 중국의 식량·에너지 수급 대책

2015년 심각한 가뭄으로 274개 저수지와 157개 강이 말랐던 중국 산둥성의 모습. 약 17만ha의 농지가 가뭄의 영향을 받았었다. <신화/뉴시스>

중국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해 수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해마다 1월 말 발표되는 중국 공산당 ‘1호 문건’에 농업이 등장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4년에는 ‘식량안전보장 시스템 확보’를 명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육류를 수입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압박도 있었지만 중국의 필요에 의한 측면도 있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도 식량수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대일로 구상이란 중앙아시아의 육상 실크로드의 한 축과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의 국가운영 전략이다. 실크로드에 속하는 국가들과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 물류혁명을 통해 에너지와 식량 등 불안요소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식량소비량 증가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리스크로 작용한다. 1인당 경지면적이 중국 보다 낮은 한국(0.03ha)과 일본(0.03ha)은 오래전부터 쌀 이외의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최근 중국의 식량수입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한국과 일본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향후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입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농업을 혁신해 수출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제안도 있다. 쌀 자급 중심의 현 농업정책을 중화학 공업과 마찬가지로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곡물, 수산물, 축산물 등의 생산 증대 잠재력이 있는 국가들과의 협업 역시 식량주권 확보에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