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대호, 윤석민, 최준석. 이들은 올 시즌 나란히 22개의 병살타를 기록 중이다.
역대 시즌 최다 병살타의 주인공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병살타는 야구를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다. 수비수들의 재빠른 움직임은 짜릿한 쾌감을 안겨다준다. 특히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결정적인 실점위기 상황에서 나오는 병살타는 절로 박수를 치게 한다.

반면, 공격팀 입장에서 병살타는 최악의 결과다. 득점 찬스를 놓쳤다는 점에서 다른 아웃카운트에 비해 타격이 크다. “찬스를 놓친 뒤에 위기가 온다”는 야구계 격언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막바지에 접어든 올 시즌, 병살타와 관련해 흥미로운 기록이 세워질지도 모르겠다. 바로 역대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 경신이다.

올 시즌 가장 많은 병살타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3명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최준석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kt 위즈의 윤석민도 가세했다. 이들은 22개의 병살타를 쳤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병살타의 주인공은 현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인 김한수다. 그는 2004년 23개의 병살타를 쳤다.

현재 롯데와 kt는 각각 5경기,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나란히 병살타 1위에 오른 세 선수는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김한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 시즌 최다 병살타라는 기록은 유쾌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냥 부정적인 것만도 아니다. 역대 최다 병살타 주인공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다.

프로야구 첫해인 1982년 가장 많은 병살타를 기록한 것은 이만수였다. 지난해에는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가 20개의 병살타로 1위에 올랐다. 2015년엔 이재원(SK 와이번스, 22개), 2014년엔 김태균(한화 이글스, 18개)이 주인공이었다.

이밖에도 이범호, 최형우, 이대호, 브룸바, 안경현, 마해영, 홍성흔, 박정태, 로마이어, 심정수 등이 ‘병살타왕’ 타이틀을 거쳐 간 바 있다.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힘이 좋은 장거리 타자들이 병살타도 많이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중심타선에 배치돼있어 주자가 있는 찬스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의 ‘병살타왕’은 세 선수 중 누가 될까. 그리고 김한수의 기록은 깨질 수 있을까. 얼마 남지 않은 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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