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의 성공적인 시즌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이적생’ 김민식.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기아 타이거즈는 시즌 초반인 지난 4월 7일, SK 와이번스와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기는 물론 규모와 선수면면 모두 큰 주목을 끈 트레이드였다.

특히 주목을 끈 것은 8명의 트레이드 선수 중 3명의 포수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김민식은 SK에서 기아로 향했고, 이홍구와 이성우는 SK 유니폼을 입었다.

포수 포지션은 팀 전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트레이드에 포함되는 일이 드물었고, 포함되더라도 즉시전력감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물론 올 시즌엔 유독 포수가 포함된 트레이드가 많았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기아에 상당히 의미 있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아는 지난해 팀도루저지율이 26.5%에 그쳐 꼴찌를 기록했다. 이전에도 꾸준히 하위권에 머문 기아다. 2015년과 2014년엔 각각 28.6%, 28.3%로 뒤에서 두 번째에 이름을 올렸고, 2013년엔 무려 22.8%의 초라한 기록으로 최하위에 남았다.

기아의 이 같은 잔혹사는 어느덧 10년에 이른 상태였다. 2002년 44.4%(2위), 2003년 52.0%(2위), 2004년 41.0%(3위)로 좋은 기록을 유지하던 팀도루저지율은 2005~2006년 30%대로 떨어지더니 2007년 24.5%로 추락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기아의 팀도루저지율이 30%를 넘은 것은 2012년(31.4%)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대반전을 이뤄냈다. 기아는 27일 현재 40.2%의 높은 팀도루저지율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꼴찌에서 올해 1위로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김민식이 가져왔다. 트레이드 이후 기아의 주전포수 자리를 꿰찬 김민식은 38.4%의 훌륭한 도루저지율을 기록 중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한 주전포수 중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야구에서 포수는 흔히 ‘안방마님’이라 불린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정감’이 가장 중요하다. 포수가 흔들리면 투수와 내야수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아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성적은 내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핵심선수의 부상 등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확실한 포수를 두지 못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올해는 다르다. 시즌 막판 다소 쫓기는 모양새가 됐지만 기아는 올 시즌 줄곧 1위를 달려왔다. 물론 외국인 용병의 성공, 최형우 FA영입, 안치홍-김선빈의 복귀 등 호재가 많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확실히 달라진 안방마님의 무게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이다.

10년간 하위권에 머물던 팀도루저지율을 1위로 끌어올린 김민식. 덩달아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아. 포수가 얼마나 중요한 포지션인지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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