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국내 투수 20승 달성에 성공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기아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20승을 달성했다.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2일 kt 위즈를 상대로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섰다. 이전까지 30경기에 등판해 19승 6패를 기록 중이던 양현종은 이날 5.2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고 20승 고지를 위한 마지막 1승을 챙겼다.

실로 엄청난 기록이다. 국내 투수의 한 시즌 20승은 21세기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마지막 주인공은 1999년 당시 현대 유니콘스 소속의 정민태가 기록한 바 있다. 순수 선발 20승으로는 1995년 이상훈이 마지막이다. 그 이전에도 선동열 등 20승 고지를 넘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선수관리 개념이 지금과 달랐던 시절 나온 기록이었다.

뿐만 아니다. 양현종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다승왕 자리를 확정짓게 됐다. 공동다승왕이냐, 단독다승왕이냐만 남은 상황이다. 같은 팀 동료 헥터가 마지막 경기에 등판해 승리를 거둘 경우 두 선수는 함께 다승왕에 오르게 된다.

국내 투수의 다승왕 등극도 무척 오랜만이다. 2013년 배영수(당시 삼성 라이온즈)가 크리스 세든(당시 SK 와이번스)와 함께 다승왕에 오른 것이 마지막이었다. 배영수는 모처럼 국내투수의 자존심을 세우게 됐다.

20승과 다승왕을 차지한 양현종.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례 없는 FA계약을 맺은 바 있다. 1년 단기계약이다. 해외진출과 잔류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는 “기아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며 이 같은 선택을 했다. 그리고 역사에 남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7년 10월 2일은 그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양현종의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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