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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누구냐 넌②] 이미 시작된 거대한 물결… 선제적 준비 필요
2017. 10. 06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화폐, 블록체인, 비트코인, 이더리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다수 사람들에게 낯설었던 이 단어들은 이제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존재가 됐다.

이 같은 관심의 이유는 ‘가격’, 더 정확히는 ‘시세’ 때문이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사람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소위 ‘돈이 되는 곳’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투자 혹은 투기의 대상으로만 집중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가상화폐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거대한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핵심기술이자 개념이다. 또한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해온 화폐가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게 되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 ‘블록체인’, 정부·은행의 역할을 모든 사람에게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의 정확한 개념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 가상화폐’다.

여기서 블록체인이란 기술은 가상화폐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정보의 저장 및 공유에 있어서 ‘탈중앙집권화’가 이 기술의 핵심개념이다. 정보를 중앙전산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블록에 저장하고, 블록들이 서로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해킹 및 오류를 방지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현재는 토지를 사고팔면 그 소유권을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정부가 관리하고 통제한다. 반면,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경우 모든 국민이 가진 각각의 장부에 거래가 기록되고, 모든 국민이 거래의 증인이 된다. 이것을 네트워크상에 더 빠르고, 안전하게 구축한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다.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중앙이 독점했던 기능을 기술의 진화로 만인에게 분산시킨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속도와 효율성, 보안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심지어 투표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투·개표 과정에서의 부정은 원천 차단되고, 선거에 드는 각종 비용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개별 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 직접민주주의의 구현도 가능하다.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의 등장은 순식간에 인간의 생활양식을 바꿔놓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그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가상화폐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은 중앙집중 대신 분산을 지향한다.

◇ 또 한 번 진화할 화폐 개념

특히 블록체인 기술이 화폐의 개념과 만나면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가 올 수 있다.

화폐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 인류의 거래는 물물교환에 의해 이뤄졌다. 하지만 이는 가치의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불편함이 컸다.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화폐라는 개념이다.

즉, 화폐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를 상징하는 존재다. 쌀 같은 음식이나 금 같은 보석처럼 실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적 존재라 할 수 있다. 화폐가 이처럼 사회적 가치를 지니기 위해선 국가와 같은 중앙의 존재 및 관리가 필수적이었다. 또한 중앙이란 존재는 가치중립적이어야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부작용과 한계를 지니고 있다. 먼저, 중앙의 존재가 일부 극소수 기득권에 의해 장악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화폐를 과도하게 유통시켜 혼란을 겪는 등의 사태가 역사적으로 종종 있어왔다.

또한 중앙집중적 방식은 보안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거래 시 은행과 같은 중앙을 거쳐야 하고, 이때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점도 번거로운 부분이다. 현재도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기 위해선 많은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고,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 가상화폐는 이 같은 한계를 모두 뛰어넘는다. 중앙이란 개념 가체가 존재하지 않아 특정인 또는 세력의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고, 보안성도 훨씬 뛰어나다. 별다른 인증 절차나 수수료가 필요 없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가상화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다른 여러 기술을 실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자율주행 차량이 주유 또는 충전을 하거나, 택배를 배달하는 드론이 택배비를 받을 때, IoT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가 자동으로 세제를 주문할 때, 인공지능 로봇이 특정 임무를 수행하고 대가를 지불받을 때 가상화폐가 훨씬 더 적합하다.

◇ 결국 이용하는 ‘인간’의 문제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아무리 뛰어나고 좋은 기술이라도, 인간이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핵을 무기로 사용하면 최악의 살상무기가 되지만, 에너지로 활용하면 전기공급원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상화폐는 우리의 삶을 한층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존재지만, 악용될 시에는 어떤 부작용이나 후폭풍이 발생할지 예측조차 쉽지 않다. 특히 비트코인 등 여러 가상화폐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사기에 활용할 경우 기술 자체의 유용성보단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조될 수 있다.

또한 가상화폐는 우리가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다. 이것이 안착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자칫 큰 혼란이나 갈등이 야기될 수도 있다. 이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있어야 한다. 가상화폐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도가 높아야 할 뿐 아니라, 기존 사회 제도와 적절한 조화 및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의 물결이 이미 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것들이 지닌 의미와 특성을 고려하면, 돌이키거나 거스르기 힘든 물결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대응을 넘어, 이것을 선도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