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잡으려 몸을 날리는 르브론 제임스(좌)와 스테판 커리(우). 두 선수의 팀은 올 시즌 예상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개막 열흘차를 맞은 2017/18 NBA 시즌은 당초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브루클린‧올랜도 등 약체로 분류되던 팀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 반면, 3년 연속 NBA결승에 진출하며 독주체제를 갖췄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나란히 2패씩을 떠안았다.

정규시즌 73승‧플레이오프 16승 1패 등의 기록을 쓰며 역대 최강팀 후보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었던 골든 스테이트는 휴스턴과 멤피스에게 일격을 당했다. 개막전에서 휴스턴에게 1점 차이로 패배한 것은 납득할 만하다. 휴스턴 로켓츠 또한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뽑히는 강팀이며, 수비와 경기운영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경기 도중 부상으로 실려나간 것도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멤피스에게 패했던 22일(한국시각) 경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후보 선수들의 활약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며, 상대 센터인 마크 가솔이 자유투 17개를 던지는 등 파울관리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에이스인 스테판 커리는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터트리며 마우스피스를 던져 5만달러의 벌금까지 물게 됐다.

‘nbamath’ 사이트가 제공하는 선수평가지표인 TPA는 골든 스테이트의 패배요인을 단순하게 설명한다. 선수의 득‧실점 마진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에 대한 기여도를 보여주는 해당 지표에서 골든 스테이트는 리그 최고수준의 수비력을 선보였던 과거의 명성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15명의 선수 중 11명이 수비에서 마이너스 지표를 기록하는 중이며, 스테판 커리의 경우 수비 측면에서 팀에 끼치는 손해가 13.11점에 달한다. 비록 압도적인 공격 효율을 바탕으로 종합수치는 높지만(NBA 전체 4위), 팀의 핵심 선수가 가장 쉬운 공략 대상이라는 것은 골든 스테이트가 언제나 불안요소를 떠안은 채 시합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골든 스테이트가 멤피스에게 무릎을 꿇었던 날 오하이오의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는 더한 이변이 일어났다. 동부지구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클리블랜드가 올랜도의 새로운 에이스 니콜라 부셰비치를 제어하지 못하면서 21점차 대패를 당한 것이다.

골든 스테이트가 부진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일 년 농사를 바라볼 수 있는 반면, 클리블랜드의 선수 구성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올 여름 클리블랜드는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다수 영입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아이재아 토마스와 데릭 로즈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드웨인 웨이드는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의 활약은 리그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주전 선수들이 모두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가중되는 체력 부담은 클리블랜드가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팀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르브론 또한 84년생으로 어린 나이가 아니다. 클리블랜드가 당장의 승리보다도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한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