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SUV 시장의 터줏대감 티볼리와 신흥강자 코나는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쌍용차 티볼리는 순식간에 국내 소형SUV 시장의 주인이 됐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티볼리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그렇게 티볼리는 쌍용차 부활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티볼리의 인기는 1년, 2년이 지나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첫해 4만5,021대의 실적을 남긴데 이어 지난해에는 티볼리 에어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5만6,935대가 판매됐다. 올해 역시 준수한 월간 판매량을 유지하며 입지를 공고히 다진 티볼리다.

하지만 변수가 등장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맏형 현대·기아차가 소형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현대차는 코나를, 기아차는 스토닉을 연이어 출시했다. 제 아무리 티볼리라 해도 체급이 다른 현대·기아차와의 경쟁구도는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면, 국내외에서 내리막길에 들어선 현대·기아차는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소형SUV 시장을 외면할 수 없었다. 때문에 많은 공을 들여 코나와 스토닉을 선보였고,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결과는 매우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소형SUV 시장은 물론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했다.

첫 맞대결이었던 7월엔 티볼리가 자존심을 지켰다. 4,479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3,145대의 코나를 제쳤다. 하지만 코나의 판매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코나는 8월 4,230대로 4,187대의 티볼리를 아슬아슬하게 제치더니 9월에도 5,386대로 소형SUV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티볼리의 9월 판매 실적은 5,097대였다.

주목할 점은 코나의 등장과 선전 속에서도 티볼리의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1위라는 타이틀은 내줬지만, 여전히 준수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9월에는 판매량이 훌쩍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즉, 코나와 스토닉이 가세한 소형SUV 시장의 양상이 제로섬 게임이 아닌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코나와 티볼리가 2강 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앞으로도 소형SUV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업계관계자는 “코나와 스토닉이 티볼리의 고객을 뺏어오기보단, 더 많은 고객들이 소형SUV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티볼리에게도 마냥 나쁘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판이 펼쳐지고 있는 소형SUV 시장의 ‘신(新) 라이벌전’은 앞으로도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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