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는 올해도 BMW를 넘고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뛰어난 두 존재가 있다하더라도, 결국 최고의 자리는 하나라는 의미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 수입차 업계엔 유독 빛나는 두 별이 있다. 고향이 같은 벤츠와 BMW다. 두 브랜드는 다른 많은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수년간 판매순위 맨 윗자리는 늘 이들의 차지였다. 특히 아우디, 폭스바겐의 몰락 이후 벤츠와 BMW의 질주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하지만 벤츠와 BMW 역시 두 개의 태양은 될 수 없었다. 언제나 숫자에 의해 1위와 2위가 가려지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1위 자리는 늘 BMW의 차지였다. 벤츠가 지난해 처음으로 1위를 빼앗기 전까지 말이다.

BMW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 사이 벤츠는 6번이나 2위에 그쳤다. 2010년엔 둘의 차이가 683대에 불과하기도 했다.

벤츠는 정말 꾸준히 BMW는 추격했다. 잠시 벌어졌던 격차는 2013년 이후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했다. 2015년엔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하다 아쉽게 1위를 놓쳤다.

심기일전한 벤츠는 마침내 2016년 BMW를 넘어서는데 성공한다. 5만6,34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4만8,459대에 그친 BMW 제쳤다. 동시에 수입차 업계 최초의 연간 5만대 돌파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벤츠의 신차 출시 및 BMW의 라인업 정리에 따른 결과라며 진짜 승부는 올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5시리즈를 출시한 BMW가 다시 1위 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벤츠는 그런 전망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9월까지 누적판매량을 살펴보면 벤츠는 5만4,067대, BMW는 4만1,590대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격차가 커졌다. 남은 기간 BMW가 역전에 성공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이로써 벤츠는 2년 연속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하며 지난날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BMW는 그동안 벤츠가 느꼈던 씁쓸함을 또 한 번 맛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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