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과방위 종합감사에 IT업계 CEO들이 대거 출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여의도 국회=최수진 기자] 통신CEO들이 진땀을 흘렸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개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등 통신비 인하와 관련한 의원들의 매서운 질의가 이어진 탓이다. 다만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면서 집중 포격은 면할 수 있었다. 이날 진행된 국정감사에는 IT업계 CEO들이 대거 참석하며 관심이 집중됐다. 

◇ 627호에 쏠린 높은 관심…오후 6시 등장한  CEO

과기정통부 종합감사는 국회 6층 627호에서 열렸다. 70명 가까이 되는 증인과 참고인, 60명가량의 취재진, 여야 의원들까지 약 150명의 인원이 과기정통부 국감장에 자리했다.

이날 열린 종합국감의 모든 관심은 수장들의 출석에 집중됐다. 통신, 전자, 포털 등 IT업계 CEO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초 통신사 수장들에게 질문이 집중 포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등장으로 의원들의 집중 질타는 피할 수 있었다.

오후 5시45분이 되자 황창규 KT 회장이 국감장으로 들어왔다. 이후 시차를 두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순으로 착석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만으로도 이들의 등장을 알 수 있을 만큼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 황창규 KT 회장, 의원 질의에 ‘YES맨’

30일 열린 과방위 종합국감에 IT업계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뉴시스>

황창규 회장이 이날 준비한 대답은 ‘무조건 찬성’이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찬성하느냐”고 묻자 황 회장은 “정말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비스업체와 단말기업체가 선의적인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전적 동의한다. 다만, 유통망 등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소비자가 부담하는 할부수수료에 대해서도 통신비 인하를 위한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비자에 더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해당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의원들의 질의에 미소를 잃지 않았던 황 회장의 표정을 어둡게 만든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질의였다. 쏟아지는 K스포츠·미르 재단 출연 등의 질의에 얼굴이 굳어졌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의 스키단 창단은 정권이 바뀌면서 포기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묻자 황 회장은 “스키단 창단은 제가 거절한 것이다”며 “저도 이야기 좀 하자. 들어 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신경민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 요구에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황 회장은 질의 내용이 적절치 않다며 대답을 피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집중 화살은 피해

이날 국감장에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참석했다.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는 KT와 같은 의견을 밝혔다.

김성수 의원이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과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권영수 부회장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공정 경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근본적인 전제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지금 구체적인 의견은 없지만 막연한 걱정은 있다.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통신사 질의가 황 회장에 집중된 탓에 권 부회장이 대답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오후 10시 가까이 되자 하품을 하는 등 지루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황창규 회장이 의원들과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자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감기도 했으며, 여야 의원들의 자리배치도를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 은둔의 경영자, 공식 석상에… 국감 주인공 된 이해진 의장

이날의 주된 관심은 단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전 이사회 의장이었다. ‘은둔의 경영자’라 불리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추지 않는 탓이다. 이해진 의장이 국감장에 들어오자 모든 카메라가 그에게 향했다.

이해진 의장은 국감장 입장에서부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황창규 회장, 권영수 부회장, 고동진 사장이 안부를 주고받으며 근황을 전하는 순간에도 경직된 자세로 정면만 응시했다. 옆자리에 앉은 고동진 사장이 말을 걸면 조용히 대답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의 자세는 국감이 끝날 때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다.

의원들은 “이해진 의장에게 묻겠습니다”로 질의를 시작할 만큼 이 의장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네이버의 뉴스편집 조작사건에 대한 질의였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K리그 축구 기사를 부당 재배열한 바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부정적 기사를 임의로 재배열했다는 부분이 공개됐다”고 말하자 이 의장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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