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수비를 상대하는 벤 시몬스(맨 왼쪽).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올해는 유난히 각 팀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신인선수들이 많다. 다만 ‘신인 풍년’ 속에서도 신인왕 레이스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모습이다. 평균득점 18.4득점과 9.1리바운드, 여기에 최근 3경기 동안은 22.7득점과 68.3%의 야투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괴물 신인’이 있기 때문이다. “신인의 플레이가 아니다”는 말을 듣고 있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벤 시몬스가 그 주인공이다.

‘팔방미인’은 아마도 벤 시몬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일 것이다. 208센티미터의 키로 포인트가드 역할을 소화할 정도로 드리블과 볼 키핑 능력이 좋다. 상대 수비수를 튕겨내는 힘과 골밑에 밀집한 거구들 사이로 찔러주는 패스 능력은 그가 다재다능의 대명사였던 르브론 제임스와 비교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유일한 약점은 슛이다. 불안한 미들 슛은 드래프트 전부터 그의 약점으로 뽑혀왔으며, 3점 슛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56.1%의 자유투 성공률이다. 커리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자유투 문제를 지적받아온 르브론의 커리어 평균 성공률이 74%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짜 득점’인 자유투의 절반을 놓치고 있는 시몬스에게 아쉬움을 느낄 법하다.

바꿔 말하면 중거리 슛과 자유투라는 두 공격옵션이 제한된 상태에서도 놀랄 만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포츠통계사이트 ‘nbamath’가 제공하는 TPA 지표에서 시몬스가 기록하고 있는 23.67은 NBA 전체 23위에 해당하며, 신인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1위다. 2위 제이슨 테이텀(13.11)이 수비에서, 3위 조던 벨이 공격에서 강점을 보인 반면 시몬스는 공‧수 양면에서 모두 팀 내 선두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완성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해외 유명 배팅업체 ‘보바다’는 벤 시몬스의 신인왕 수상에 100달러를 걸었을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추가수익을 33.33달러로 정했다. 론조 볼이 700달러,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가 1000달러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배당이다.

지난 2016/17시즌을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만큼 벤 시몬스는 새 시즌에 대한 남다른 포부를 드러내왔다. 개막 전부터 “다른 신인선수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리그 최고가 되는 것이 내 목표다”며 자신감을 드러낸데 이어 31일(현지시각)에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내가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며 향상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막 일곱 경기를 치렀을 뿐인 필라델피아와 벤 시몬스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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