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시장이 다소 잠잠하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 8일 열린 프로야구 FA시장이 15일 다시 수요일을 맞았다.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계약 소식을 전한 것은 단 두 선수뿐이다. ‘FA 대어’로 평가되며 행선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선수도 많고 이름값 높은 베테랑도 눈에 띄지만, 좀처럼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FA시장이 열린 것 맞나 싶을 정도의 고요함. 이유는 무엇일까.

문규현을 잡은 롯데 자이언츠는 아직 갈 길이 바쁘다. 이번 FA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손아섭과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를 잡아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두 선수 모두 절대 빼앗겨선 안 되는 존재지만, 노리는 팀은 많고 지갑사정을 무시할 순 없다. 섣불리 움직였다간 자칫 선수와 틀어지거나, 다른 구단에 베팅규모를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과 한국 복귀 가능성이 높은 김현수도 관심이 집중되는 선수다. 어느 팀으로 가더라도 전력에 큰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롯데에 비하면 원소속팀의 절실함이 덜한 편이다. ‘화수분’이라 불리는 두산은 외야 자원이 충분하다. 굳이 무리한 베팅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 이글스가 일찌감치 외부 FA 영입에 선을 긋고, 황재균을 품은 kt 위즈가 FA시장 철수를 선언한 점도 변수다. 최근 FA 유출과 트레이드, 신인지명을 통해 유망주를 대거 보유하게 된 넥센 히어로즈도 FA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극히 낮다. 삼성 라이온즈 또한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승팀 기아 타이거즈는 양현종과 외국인 용병의 연봉, 김주찬의 잔류, 기존 선수들에 대한 연봉 인상 등 지출할 곳이 적지 않다.

결국 실제 FA시장에 나설 구단은 그리 많지 않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전력도 제한적이다. 더욱이 ‘A급’ 선수가 아니라면,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생각보단 잠잠한 FA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로야구계를 흥분시킬 대규모 이동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A급’ 선수 중 2~3건의 이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적당한 선에서 원소속팀과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팀 전력 구축과 육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 동시에 FA 관련 규정 개정의 필요성도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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