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온두라스를 넘고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호주가 벼랑 끝에서 2018러시아월드컵을 향해 날아올랐다.

호주는 15일 시드니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대1 승리를 거두며 종합전적 1승 1무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2차 예선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호주는 B조에서 7승 1패로 1위를 차지하며 최종예선에 가뿐히 진출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서 미끄러졌다. 5승 4무 1패로 어려움을 겪었다. 초반에 태국, 이라크 등 약체와의 경기에서 비긴 것이 컸다.

일본이 일찌감치 조1위를 확정한 가운데, 호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사우디와 호주는 승점이 동률이었지만, 사우디는 일본을 호주는 태국을 마지막 상대로 만났다.

하지만 사우디가 일본을 1대0으로 꺾으며 호주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골득실에서 밀렸던 호주는 태국을 상대로 큰 점수 차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2대1로 승리했다. 결국 사우디가 호주를 골득실 2점차로 밀어내고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월드컵을 향한 호주의 여정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호주는 우선 A조 3위를 차지한 시리아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1차전은 1대1로 비겼지만, 2차전을 2대1로 승리하며 여정을 계속 이어갔다.

진짜 마지막 상대는 북중미예선 4위를 차지한 온두라스였다. 호주는 원정으로 치러진 첫 경기를 잘 버텨내며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그리고 15일 홈에서 열린 2차전을 월드컵 출정식으로 만들었다. 주장 마일 예디낙이 PK 2개 등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대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호주는 역대 5번째, 연속 4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여기엔 아시아축구연맹으로의 편입이 쏠쏠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오세아니아에 위치한 호주는 원래 오세아니아축구연맹에 속해 월드컵 지역예선을 치렀다. 뉴질랜드 정도를 제외하면 별다른 적수가 없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오세아니아 지역엔 0.5장의 출전권만 주어졌고, 아무리 오세아니아 1위를 차지해도 남미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했다. 호주가 2006년까지 단 1번 밖에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이유였다.

2006년, 우루과이를 꺾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16강의 기적을 쓴 호주는 이후 아시아축구연맹으로 이동했다. 4.5장의 티켓이 주어지는 아시아지역예선이 남미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보다 한결 수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아시아지역에서도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호주는 2010남아공월드컵과 2014브라질월드컵에 연속으로 진출했다. 심지어 이번엔 많은 수난을 겪고도 북중미 국가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남미를 피한 효과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이제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티켓은 단 한 장 남았다. 뉴질랜드와 페루가 맞붙는다. 두 나라 역시 1차전을 0대0으로 비겨 마지막 진검승부를 앞두게 됐다. 관건은 뉴질랜드의 본선 진출 여부다. 만약 뉴질랜드가 실패한다면, 호주의 아시아축구연맹 편입은 더욱 빛이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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