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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가 미래다② 국내사례] ‘40세 이하 지역구 당선자’ 0.3%… 불합리한 선거법도 한 몫
2017. 11. 17 by 정계성 기자 under74@sisaweek.com
18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연령별 출마자 인원 수. <데이터=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한국 청년들에게 정치는 불모지다. 현실정치에 참여하고 싶어도 마땅한 방법이 없고,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선수가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승리하는 일이 스포츠에서는 빈번하지만, 적어도 정치판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통계에서도 명확히 확인된다. 중앙선관위의 20대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자 현황을 살펴보면, 40세 이하 출마자는 전체의 7%에 불과했다. 반면 40대는 21%, 50대는 49%였고, 60대 이상도 22%로 비교적 높았다. 3.6%에 불과했던 19대 국회의원 선거보다는 증가했지만, 여전히 정치권 진입장벽은 청년들에게 높았다.

◇ 돈 많이 드는 선거문화에 청년정치인 좌절

당선인 비율은 더 처참하다. 20대 국회에서 ‘40세 이하 지역구 의원’은 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유일하다. 비율로 치면 0.3%다. 50대 당선자가 55.3%로 과반 이상으로 나타났고, 60대 이상이 27.6%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70세 이상 당선자도 4명이나 된다. 청년세대가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큰 원인은 현행 선거제도에 있다.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형태는 지역구 관리에 필연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에 비해 벌어놓은 돈도, 신용도 없는 청년들이 패기만 가지고 뛰어들기 힘든 여건이다. 더구나 패배했을 경우 후폭풍은 청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기부금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각 정당은 지구당을 운영할 수 없으며 또한 정당은 법인과 조합의 정치 후원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현역의원의 경우 지역구 사무실도 운영을 할 수 있고 개별적으로 후원금 모금도 가능하다. 그렇지 않아도 기득권이 많은 현역의원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이에 지구당 부활과 정치자금법 개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있었다. 선관위도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개정안을 제안했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한 거의 모든 후보자들도 이를 공약했었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논의는 사라졌다. 결국 원외인사들의 표를 의식한 공약(空約)에 불과했던 셈이다.

또한 나이에 따라 암묵적으로 서열이 정해지는 우리의 문화적 요소도 한 몫하고 있다. 지역구 활동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한 30대 인사는 “지역에서 정치를 한다고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나이도 어린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한다고 하느냐’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다”고 토로했다.

◇ 청년 비례대표도 ‘줄 세우기’

정치개혁청년행동이 피선거권 연령하향 및 청년할당제 입법청원 제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각 정당에서는 청년들의 ‘핸디캡’을 인정, 청년 비례대표 등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40세 이하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청년 비례대표 제도의 혜택을 봤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는 분명하다. ‘청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이미지 쇄신용’이나 ‘얼굴마담용’ 등 잠시 소모품으로 사용할 뿐, 당내에서 근본적으로 청년정치인 육성 논의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한 원외관계자는 “보수진영은 있는 집 자식, 진보진영은 운동권 출신이 대기표 받고 줄서있는 게 육성시스템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청년정치인을 등용해 ‘청년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호도 공허에 가깝다. 실업, 혼인, 출산 등 청년문제는 국가적 역량을 모아 해결해야할 의제지, 결코 청년정치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해결이 불가능한 의제에 청년정치인을 묶어 놓는 것은 오히려 ‘청년정치인’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얘기다.

물론 일각에서는 굳이 ‘청년 정치인’이 필요한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30대가 되면 자기 분야에서 일하는 게 옳다”며 “30대 청년들이 정치권에 들어오는 게 적절치 않다”고 했다. 정치는 경험과 관록이 쌓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은 협소한 시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3.1운동부터 반독재 투쟁까지 한국 정치사의 큰 변혁의 주체는 ‘청년’이었는데 그 역동적인 힘을 간과했다는 점에서다. 팀 스포츠를 예를 들면, 노장들로만 구성된 팀보다는 신인과 노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팀이 강한 게 일반적이다. 정치 역시 선배들의 노련함에 청년들의 참신함이 더해지는 것이 정치발전 측면에서나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