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생아수, 합계출산율 등은 역대 죄저치가 예상되고 있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출산율 감소와 초고령화사회의 도래는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이자,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해묵은 숙제다. 많은 우려와 대책이 쏟아졌지만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 심각성은 숫자를 통해 고스란히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태어난 출생아 수는 3만1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9월 기준 최저치다. 지난해 9월엔 3만4,400명이 태어났고, 2015년 9월엔 3만6,400명이 태어난 바 있다.

월간 출생아 수가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22개월째다.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이어온 것도 10개월째다.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역대 월간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12월엔 처음으로 3만 명 벽이 무너졌고, 올해 6월과 7월에도 2만 명대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추세라면 지난해 간신히 넘어섰던 연간 출생아 40만 명 고지를 밟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는 40만6,200명이었다. 올해 9월까지 출생아 수는 31만6,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11월과 12월은 연중 출생아 수가 가장 적은 기간이다. 연간 출생아 30만 명대 시대가 임박했다고 볼 수 있다.

근래 30년 동안 출생아 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1992년 73만 명을 넘어서는 등 70만 명이 넘는 출생아 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00년 63만 명에서 2001년 55만 명으로, 2002년엔 49만 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출생아 수는 2012년 다시 40만 명대 후반으로 올라왔지만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출생아 수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혼인건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연간 혼인건수는 처음 30만 건 밑으로 내려갔다. 올해도 9월까지 19만5,000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었다.

결혼 자체가 적어지는 가운데, 아이를 갖지 않는 젊은 부부도 늘어나다보니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숫자) 역시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분기별 합계출산율은 0.29, 0.26, 0.26을 기록하며 모두 지난해보다 낮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역대 최저치인 2005년의 1.08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올해 출생아수 및 출산율 감소는 역대 가장 심각한 수준을 예고하고 있다. 인구수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요소이자, 여러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좀 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