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초추첨이 2일 자정 진행된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조추첨이 오는 2일 자정 진행된다. 저마다 치열한 예선 끝에 본선 티켓을 거머쥔 32개 국가가 이제 또 다른 출발선에 서게 되는 것이다.

어느 대회나 마찬가지겠지만, 월드컵에 있어 ‘대진운’은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다. 특히 월드컵조추첨은 조별예선 뿐 아니라 그 이후 토너먼트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입장에선 기대감보단 초조함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예선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약체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선 모두가 부담스러운데, 상대 국가들은 우리를 원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엔 손흥민을 필두로 좋은 자원들이 많다. 최종예선에서 흐트러졌던 내부 분위기와 조직력, 전술 등을 가다듬는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복병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과거 월드컵 조편성은 어땠을까. 먼저 가장 가까운 2014 브라질월드컵을 살펴보자. 당시 우리는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 등과 함께 H조에 포함됐다. 반응은 좋았다. 유럽에서도 최강의 전력을 뽐내는 벨기에를 제외하고, 알제리와 러시아는 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기분 좋은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우리는 러시아를 잡는데 실패했고, 알제리는 생각보다 강한 전력으로 우리를 압도했다. 결국 우린 1무 2패 H조 꼴찌로 월드컵을 마감해야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와 그리스, 나이지리아를 만났다. 아르헨티나는 말이 필요 없었고, 그리스는 유럽의 복병,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의 강호였다. 우리는 ‘레전드’ 박지성의 활약 속에 첫 경기부터 그리스를 잡았다. 덕분에 아르헨티나에게 크게 패하고, 나이지리아와 비겼지만 조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었다. 이후 16강에서는 우루과이를 만나 분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던 2006년 독일월드컵은 아쉬움이 컸다. 스위스, 프랑스, 토고 등과 한 조를 이뤘는데, 토코를 꺾고 프랑스와 비기며 본선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를 넘지 못했고, 승점 1점 차이로 아쉽게 3위에 머물렀다. 다만, 사상 첫 월드컵 원정 승리는 좋은 성과로 남았다.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는 개최국의 혜택을 기대했다. 1번 포트에 속해 강호들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포트 최강으로 꼽힌 포르투갈을 비롯해 미국, 폴란드와 한 조를 이루며 만만치 않은 일정을 예고했다. 결과는 우리가 기억하는 그대로다. 우리는 첫 경기에서 폴란드를 꺾고 그토록 염원했던 월드컵 첫 승을 따냈다. 이어 미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뒤 포르투갈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하며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차례로 꺾고 4강까지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가 돌려보낸 유럽 국가만 네 곳이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은 악몽이었다. 네덜란드, 멕시코, 벨기에를 만났다. 첫 경기부터 멕시코에게 제대로 당하더니 네덜란드를 만나 0대5 대패의 충격을 남겼다. 마지막 벨기에와의 경기를 비겼으나, 우리에겐 대회 도중 감독이 경질당하는 등 좋지 않은 추억이 더 많았다.

1994년 미국월드컵도 우리에겐 버거웠다. 독일과 스페인, 볼리비아와 한 조를 이뤘다. 누가봐도 16강 진출 국가가 확실한 조였다. 그러나 우리는 선전을 펼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후반 막판 2골을 추격하며 스페인과 무승부를 기록했고, 독일을 상대로도 2대3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잔인했다. 스페인, 벨기에, 우루과이가 우리와 한 조였고, 그 안에서 우리는 반드시 잡아야할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세 경기 모두 패했고, 1득점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1986년 월드컵도 만만치 않았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가 우리의 상대였다. 결과는 1무 2패였다.

우리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던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선 헝가리, 서독, 터키를 만났다. 당시엔 대회 진행 방식이 조금 달라 우리는 2경기만 치렀는데, 모두 참패였다. 헝가리에게 0대9로 졌고, 터키에게 0대7로 졌다.

이번 월드컵에선 또 어떤 국가를 만나 어떤 역사를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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