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신임 한화 이글스 감독은 팀을 암흑기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거의 매일 경기가 이어지는 프로야구가 긴 방학을 보내고 있다. 비록 경기는 없지만, FA나 2차 드래프트 같은 선수이동, 새로운 선수에 대한 기대 등 정규시즌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간이다. 각 구단은 저마다 감독 교체 또는 재계약, 선수 영입 및 방출 등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화 이글스는 가장 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구단이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진을 물갈이했고,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성도 크게 달라졌다.

새롭게 한화 이글스 사령탑을 맡은 것은 팀의 레전드인 한용덕 감독이다. 한화의 연고지인 대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오직 빙그레(한화 전신)와 한화에서만 선수생활을 했다. 통산 482경기에 출전해 120승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한 투수였다. 2012년 한대화 전 감독이 경질됐을 당시 잠시 감독대행을 맡은 적은 있지만, 정식 감독부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을 필두로, 송진우, 장종훈 등 팀의 레전드들을 코치로 다시 불러들였다. 한화의 가장 좋았던 시절을 장식했던 이들이다. 그동안 김응용 전 감독, 김성근 전 감독 등 명망 높은 감독을 선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팀의 레전드를 선택했다.

이 같은 개편과 함께 한화의 기조도 180도 달라졌다. 한화는 최근 수년간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투자와 변화를 추구했다. 김응용 전 감독이 실패로 돌아가자 김성근 전 감독을 선임했고, 매년 많은 돈을 투입해 선수단을 강화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을야구 진출은 실패했고, 혹사 논란과 구단 내 갈등만 커지고 말았다. 결국 한화는 올 시즌 도중 김성근 감독과 작별했고, 베테랑 노장 선수들을 대거 정리했다. 또한 FA시장 불참을 선언하며 확실히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한화는 그동안 대체로 감독교체의 효과를 쏠쏠히 봐왔다. 두 번째 감독으로 부임한 김영덕 전 감독은 첫해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1994년 강병철 전 감독도 첫해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해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다. 1998년 강병철 전 감독이 경질되자 감독대행을 맡았던 이희수 전 감독은 1999년 정식감독으로 부임해 매직리그 2위를 기록한 뒤 역사적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2001년 부임한 이광한 전 감독과 2005년 부임한 김인식 전 감독도 첫해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1986년 1군 무대에 진입해 김인식 전 감독이 이끈 2009년까지 부임 첫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감독은 초대 배성서 전 감독과 유승안 전 감독뿐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한화의 암흑기는 이 마저도 삼켜버렸다. 한대화 전 감독과 김응용 전 감독 모두 부임 첫해 꼴지에 머무르며 충격을 안겼다. 김성근 전 감독은 많은 팬들의 응원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6위에 그치고 말았다.

한용덕 감독의 가장 큰 과제는 이러한 암흑기를 끊는 것이다. 물론 한화의 현재 전력과 기조를 고려하면 첫해부터 성적을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고 반전이 없으란 법도 없다.

한화의 이번 선택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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