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요금이 전 세계에서 제일 비싼 축에 속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해외 한 컨설팅 업체가 한국을 데이터 요금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으면서, 국내 이통업계가 반발에 나섰다. 업계는 애초부터 잘못된 대조군으로 조사를 벌였다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주장을 십분 받아들여도 국내 요금이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핀란드 소재의 경영컨설팅 전문업체 리휠은 최근 OECD·EU 소속 국가들의 이동통신업체가 출시한 4G 요금제를 바탕으로 통신비 순위를 매겼다. 내용은 통화량 1,000분 제공을 기본으로 ▲30유로 이하 요금제에서 얼마나 데이터를 주는지 ▲데이터 1GB에 대한 비용은 얼마인지 등이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데이터 1GB 당 13.4 유로(약 1만7300원)로, 41개국 중 가장 비싼 나라로 꼽혔다. 반면 EU 평균은 2.4유로, OECD 평균은 3.3유로였다. 또 30유로 이하의 요금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는 300mb로, 41개국 중 3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이통업계에선 이 조사결과에 반발이 나온다.

통화 1,000분, 데이터 1GB 기준 요금순위.<리휠>

◇ 업계 “대조군 잘못됐다”

이통업계는 이번 조사의 대조군이 잘못됐다고 입을 모은다. 리휠은 1,000분 통화 요금제를 기준으로 제공량을 비교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의 LTE 요금제에서 무제한 통화를 지원한다는 것.

실제 국내 이통3사는 LTE 전용 최저요금제(2~3만원)부터 무제한 통화를 제공 중이다. KT를 예로 들면 월 3만8,390원의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1GB에 불과하지만, 월 5만4,890원 요금제에선 6GB로 늘어난다. 좀 더 높은 요금제에선 1GB당 비용은 9,148원(약 7유로)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물론 1GB당 7유로도 OLED 평균인 3.3유로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휠은 보고서를 통해 MVNO(알뜰폰)를 포함시켰다면서, 국내 MVNO는 제외했다”며 반박했다. 요금이 좀 더 저렴한 알뜰폰이 포함되면 조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알뜰폰 업체의 요금제를 적용한다 해도 평가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알뜰폰 업체의 요금제를 예로 들면 4만7,000원에 데이터 11GB, 300분 통화를 제공한다. 이 요금제를 대표로 적용할 경우 데이터 1GB당 요금은 4,272원(3.3유로)까지 내려간다. 하지만 이는 OECD의 평균치에 불과하다.

30유로 기준 국가별 데이터 제공량.<리휠>

◇ 30유로에 데이터 300MB?… 사실 아냐

리휠이 조사한 30유로(약 3만8,700원) 수준의 요금제에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300MB밖에 안 된다는 결과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KT를 예로 들면 월 3만8,390원의 요금제에서 유무선 및 문자 무제한, 데이터 1GB를 제공 중이다. 또 알뜰폰에선 월 3만7,400원에 월 250분 무료통화, 데이터 6G 등을 지원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알뜰폰 업체가 제공하는 수준을 적용해도 순위는 일본, 키프로스와 같은 위치로, 평균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업계에선 네트워크의 품질이 다른 만큼, 단순 요금비교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 제공량도 중요하지만, 속도 등 품질도 지불가치에 넣어야 하는 중요요소”라며 “과기부의 글로벌 LTE서비스 품질조사 결과 유럽지역의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는 한국과 2~3배 이상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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